"몸무게 36kg"...'보아 친오빠' 권순욱 감독, 말기암 투병 고백

입력
2021.05.10 18:39


가수 보아의 친오빠인 뮤직비디오 감독 권순욱이 말기암 투병 사실을 고백했다.

권순욱 감독은 10일 자신의 SNS에 "작년부터 몸이 좋지 않아 일을 쉬었다 복귀했다 잠적했다 나왔다를 반복했다. 그런데 이제 정말 몸 상태가 너무 안 좋다는 걸 알게 되었고, 현재 의학적으로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고 한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서 권 감독은 "복막에 암이 생겼고 전이에 의한 4기암"이라고 현재 자신의 건강 상태를 설명했다.

그는 "복막염으로 고생하던 작년 12월 말쯤 몸 안의 스텐트가 장을 뚫고 나오면서 장천공이 생겼고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동반한 응급수술을 했다. 그런데 예후가 좋지 않은 지 현재 기대 여명을 2·3개월 정도로 병원마다 이야기한다"라고 고백해 충격을 전했다.

권 감독은 "어떻게 내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지, 왜 나에게 이런 꿈에서나 볼법한 일이 나타난 건지 믿을 수가 없지만 잠에서 깨어나면 언제나 늘 현실이다"라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낸 뒤 "현재 장폐색으로 인하여 식사를 못한 지 2달이 넘어 몸무게는 36kg까지 떨어졌고, 몸에 물은 한 방울도 흡수되지 않아 갈증과 괴로움은 말로 표현이 안되며 수액을 꽂은 채로 움직여야 해서 거동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힘든 투병을 이어나가고 있는 상황을 알렸다.

그는 "그 와중에 저희 어머니는 꼭 나을 거라 하시지만 의학적으로는 이미 죽은 사람 판정을 하는 병원과 의사들, 그리고 하루하루 죽어가는 몸의 기능들을 보며 저는 이제 자신이 많이 없어진 상태"라며 "그래도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치료는 계속해서 시도 중이고 매일매일 눈물을 흘리면서도 기약 없는 고통이지만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라는 심경을 털어놨다.

"밥 한 숟가락을 못 먹어서 울어보긴 처음"이라고 담담한 고백을 이어간 권 감독은 "기운이 있을 때 간간이 소식 올리겠다. SNS에 글 쓰는 게 이렇게 체력 소모가 큰지 최근에 알게 되었다. 그럼 모두들 건강관리 잘 하셔서 이런 고통을 경험하지 않기를 꼭 기원한다"라는 말을 덧붙여 네티즌들의 응원을 자아냈다.

권 감독의 투병 고백에 동생 보아는 "오빠야 사랑해. 우리 이겨낼 수 있어. 내가 꼭 라면 끓여줄거야. 그거 같이 먹어야 해. 오빠는 정말 강인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 내 눈에 가장 멋지고 강한 사람. 매일매일 힘내줘서 고마워"라는 애정 가득한 댓글을 달아 안타까움을 배가시켰다.

한편 권순욱 감독은 보아를 비롯해 엑소 보아 동방신기 샤이니 등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와 영상을 제작한 메타올로지의 대표로 다수의 유명한 뮤직비디오를 탄생시켜 온 실력파 감독이다.

홍혜민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