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는 '경제'라는 단어가 총 48회 언급됐다. '국민' 29회, '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6회 순이었다. 남은 임기 1년 동안 국정운영과 관련해 경제와 민생, 방역 분야에 천착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28분간 특별연설과 40분간 기자단과의 질의응답 등 총 68분간 이어진 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최근 인사청문 정국과 관련한 민감한 현안에 대한 질문에는 다소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올 1월 신년사에서도 문 대통령은 '경제'를 가장 많이 언급했었다. 그러나 이날 연설에서는 신년사(29회)보다 19회나 더 많이 언급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우리 경제가 선방했다고 강조하고 향후 빠르고 강한 경제 반등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다. 이에 '회복'이란 단어도 21회 등장했다.
경제와 관련해 '일자리'는 15회 언급됐다. 경제 회복이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반도체'도 8회 언급했는데, 반도체 산업을 경제 도약을 위한 중요 축으로 삼고 있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와 관련해 '백신'이라는 단어도 13회 사용했다. 최근 정부의 백신 수급 정책을 둘러싼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임기 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염두에 두고 '평화'라는 단어도 7회 사용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4년 임기 중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 꼽은 '부동산'은 5회 등장했다. 당초 20분을 예정했던 특별연설은 28분간 진행됐다.
특별연설 이후 '미니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사전에 추첨으로 선발된 기자 20명이 현장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질문자를 직접 지명하는 방식으로 총 7명의 질문을 받았다.
첫 질문자부터 민감한 질문이 나왔다. 지난 4년간 유의미한 변화와 아쉬운 점을 꼽아달라고 부탁하면서 최근 야권이 '부적격' 판정을 내린 장관 후보자 3명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문 대통령은 4년간 소회에 대한 답변을 마친 뒤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답할 차례에 이르자 "질문을 너무 많이 하셨다"며 웃음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현재 인사청문제도의 문제점과 3명의 후보자들을 지명한 배경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관련 답변이 800자를 넘을 만큼 다른 개별 답변에 비해 월등히 긴 시간을 차지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프롬프터가 사라졌다. 프롬프터는 기자의 질문과 전달사항 등을 보여주는 화면이다.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행사장에 설치됐지만 당시 '원론적인 답변을 하며 시간을 끌어보십시오'라고 적힌 프롬프터 조작사진이 인터넷상에 돌면서 청와대가 해명에 진땀을 흘렸다. 이에 괜한 오해를 막기 위해 이번에는 아예 설치하지 않았고, 문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을 일일이 메모한 뒤 답변에 나서야 했다. 7번째 질문자의 질문에 답변을 마친 뒤 문 대통령은 "수고하셨다"는 말로 마무리발언을 갈음했다.
회견장에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호승 정책실장 등이 배석했고, 연설 사회는 정만호 국가소통수석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