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교창-이재도를 잡아라, 축제 끝낸 KGC인삼공사와 KCC의 숙제

입력
2021.05.1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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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38명에 포함

남자프로농구 2020~21시즌 우승ㆍ준우승팀 안양 KGC인삼공사와 전주 KCC가 시즌을 마친지 하루 만에 같은 고민에 빠졌다.

10일 KBL(한국농구연맹)에 따르면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오는 선수는 KCC 송교창(25)과 KGC인삼공사 이재도(30)를 필두로 허일영(36) 한호빈(30ㆍ이상 오리온) 이관희(33ㆍLG) 함지훈(37) 전준범(30ㆍ이상 현대모비스) 임동섭(31) 김현수(31ㆍ이상 삼성) 등 38명이다. 이 중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송교창과 우승 주역 이재도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최고 득점원으로 성장한 송교창은 고교 졸업 후 바로 프로에 입단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긴 전성기를 누릴 수 있어 'FA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최근 프로농구에서 이뤄진 대형계약은 2017년 이정현(KGC인삼공사→KCCㆍ9억2,000만원), 2019년 김종규(LG→ 원주 DBㆍ12억7,900만원) 등이다. 프로농구는 해마다 연봉을 새로 책정해야 하므로 다년 고정 액수 계약은 어렵지만, FA 협상 과정에서 계약기간 전체 금액의 윤곽이 어느 정도 맞춰진다는 게 농구계 대체적 의견이다.

KCC로선 가뜩이나 계약이 끝난 라건아를 14일 특별귀화 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시장에 내놓아야 하는데, 송교창마저 놓친다면 큰 전력 손실을 피할 수 없다. 벌써부터 LG와 서울 SK, 인천 전자랜드 등이 송교창의 영입 후보로 거론된다. LG의 경우 2월 김시래를 삼성으로 보내면서 대형 FA 영입 계획을 공개한 상태고, SK는 신임 전희철 감독을 선임한 만큼 송교창을 영입해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새 주인을 맞는 전자랜드는 신생 구단의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송교창 영입이 1순위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챔피언 KGC인삼공사도 KCC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다. 챔프전 MVP 제러드 설린저(29)와 재계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주축 가드 이재도까지 FA로 풀렸다. 이재도는 2017년 11월 부산 KT와 2대2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했는데, 지난해 군 복무 후 돌아와 레전드 양동근에 비견될 정도의 완성형 가드로 거듭나고 있다. 약점이었던 어시스트와 슈팅 능력을 보완하면서 올 시즌 득점, 어시스트, 스틸 등 각종 기록에서 커리어 하이를 썼다. KGC인삼공사는 2016~17시즌 우승 직후 핵심 멤버였던 이정현을 FA로 보낸 아픈 기억이 있다.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은 우승 후 “정현이가 나간 후에도 트레이드나 드래프트로 새 선수를 키워 다시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을 만들었다. 이재도가 남으면 좋겠지만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 뛰길 바란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10개 구단과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의 자율 협상은 10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다. 계약을 하지 못한 선수들에 대해서는 각 구단이 25일부터 27일까지 영입의향서를 제출할 수 있다. 복수 구단이 영입의향서를 제출한 선수는 구단이 제시한 금액과 상관없이 구단을 선택할 수 있다. 영입의향서를 받지 못한 선수들은 원소속 구단과 재협상을 한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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