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공정을 둘러싼 전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치열한 기술 경쟁이 2나노미터(㎚) 수준까지 치달았다. 현재 가장 앞선 반도체 기술은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제품을 생산하는 5나노 기술이다. 미국 IBM이 이를 훌쩍 뛰어넘는 반도체 기술을 새로 발표했다.
미국 IBM은 6일 세계 최초로 2나노 반도체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IBM에 따르면 이 기술은 손톱 크기의 칩에 200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장착할 수 있을 정도로 세밀하다. IBM은 2나노 기술을 적용하면 현재 7나노 기술이 적용된 메모리와 중앙처리장치(CPU) 등 반도체 성능을 45% 끌어올리고 전력 사용을 75%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IBM은 2나노 반도체를 사용하면 노트북과 컴퓨터 성능을 끌어올리고 자율주행차에서 물체 감지 및 반응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통신칩에 적용하면 휴대폰 배터리 수명이 4배 이상 증가해 한 번 충전으로 4일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IBM은 2나노 반도체를 2024년 말에 내놓을 예정이다. 한국IBM 관계자는 “2나노 기술은 IBM의 중대형 컴퓨터 ‘파워서버’와 메인프레임 ‘Z’ 시리즈의 CPU에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IBM과 협업을 발표한 인텔의 반도체에도 적용될 수 있다.
생산은 삼성전자나 글로벌파운드리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 IBM은 그동안 반도체생산을 직접 하지 않고 삼성전자와 글로벌파운드리에 맡겨 왔다. 세계 1위 반도체 위탁생산업체(파운더리)인 대만 TSMC는 IBM과 거래를 하지 않아 위탁 생산을 맡을 가능성이 낮다.
이로써 전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미세 공정 개발 경쟁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TSMC는 내년에 3나노 공정 개발을 끝내고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 3년 간격으로 미세 공정이 한 단계씩 당겨지기 때문에 2024년쯤 2나노 공정 제품이 나올 수 있다”며 “IBM과 비슷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