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가 "서울 한강공원에서 사망한 대학생 손정민(22)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이 사건의 핵심 요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6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영상 정보가 없기 때문에 함께 있던 친구 A씨의 참고인 조사를 면밀하게 받아두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손씨는 지난달 25일 반포한강공원에서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신 뒤 실종됐고 닷새 후인 30일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러나 현장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사인을 밝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교수는 "열흘 정도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서 부검 결과가 나오면 대조해 볼 수 있도록, 실종 당일 오전 2시부터 4시 30분까지의 행적을 A씨의 얘기로 구성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중 핵심은 '손씨도 깊이 잠들고, 친구 A씨도 기억을 못할 정도로 만취한 정도가 사실인지' 여부라고 했다. 이 교수는 "기억을 못할 정도가 되려면 혈중알코올농도가 0.2~0.4%가 나와야 한다"며 "이 사건의 핵심 요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고 덧붙였다.
근처에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이유는 "효율성 때문"이라고 봤다. 이 교수는 "강변을 비추는 CCTV를 설치할 경우 강가에 따로 전선을 빼야 하고 통신 공설도 해야 하다 보니, 사람이 많이 가고 교통도 많은 곳에 한정을 하자는 판단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이어 "강이 범람해 CCTV가 침수될 가능성도 효율성 측면으로 고려했을 것"이라며 "요약하자면 공공의 안전보다는 효율성에 치중을 해 사각지대가 노출됐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프라이버시, 개인 정보 문제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강공원에 돗자리도 펼쳐져 있고 사생활적인 행동도 많이 하는데 강가 쪽으로 비추는 게 탐탁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아침에 집에서 나와서 귀가할 동안 100회 이상 내 얼굴이 찍히는 세상이라고 하는데, (이번 사건은) 'CCTV의 역설' 같다"고 말했다.
손씨의 사인이 미궁에 빠지면서 그의 사망을 두고 각종 루머가 난무하는데도 경찰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피의사실공표죄가 적용될 것 같은 현재의 사회적 분위기', '경찰의 수사방향을 암시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꼽았다.
이 교수는 그러나 경찰의 침묵이 "음모론을 싹트게 하고 가짜뉴스를 판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 알권리도 있기 때문에 기본 사실은 즉각 알려줘야 한다"며 "오히려 관계인에 대한 인권 침해 또는 불필요한 편견을 생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사건을 두고 최근 '친구 A씨의 아버지가 변호사다', 또는 '대학병원 의사다', '친구 삼촌이 버닝썬 경찰서장 했던 사람이다'는 루머가 돌았지만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