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사망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상속세를 둘러싸고 7년 간 이어진 유족과 세무당국간 공방에서 법원이 유족 측 손을 들어줬다. 법원이 잭슨의 초상권 가치를 비교적 낮게 산정하면서 유족이 납부해야 할 상속세가 크게 줄어들게 됐다.
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에 따르면 LA 조세법원은 이날 국세청(IRS)이 잭슨 측 재산관리인을 상대로 낸 상속세 청구 소송에서 고인의 이름값을 46억원으로 평가한 판결을 내렸다.
양측은 2014년부터 잭슨의 유산 평가액을 놓고 소송을 진행했다. 소송의 최대 쟁점은 잭슨의 초상권 및 성명권 가치가 얼마나 되느냐였다. 유족은 초상권을 돈으로 환산하면 2,105달러(240만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사망 당시 잭슨이 아동 성추행 의혹 등 각종 스캔들에 휘말려 있던 탓에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논리를 댔다. 반면 국세청은 잭슨의 가치를 1억6,100만달러(1,810억원)로 책정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날 잭슨의 초상권 값은 415만달러(46억6,000만원)라고 결론 내렸다. 둘 다 간극은 크지만 사실상 잭슨 측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마크 홈즈 판사는 “잭슨은 사망 시점에 인기 정점에서 내려왔고, 많은 빚을 진 데다 아동 성추행 의혹으로 명성에도 금이 갔다”고 판시했다. 이어 “잭슨은 숨지기 마지막 10년 동안 초상권과 관련한 수익을 거의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초상권과 음악 저작권 등을 합쳐 잭슨의 유산 총액을 1억1,150만달러(1,250억원)로 최종 평가했다. 앞서 유족은 총 유산 가치를 530만달러, 국세청은 4억8,190만달러로 각각 제시했다. 잭슨 측 재산관리인은 성명에서 “법원 결정에 일부 동의하지 않지만, 이번 판결로 국세청의 재산 평가가 얼마나 불합리했는지가 명백히 드러났다”고 환영했다. 국세청은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잭슨 유족은 국세청이 원래 부과하려던 수억달러 세금보다 훨씬 적은 상속세를 납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