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족 터졌다” 4월 국산차 판매 7% 하락… 수급 불안 언제까지?

입력
2021.05.0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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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이 결국 국산차 업계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르노삼성자동차를 제외한 모든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국내외 시장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3일 현대차·기아,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국산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판매량은 전월 대비 6.8% 감소한 63만691대에 그쳤다. 4월 내수 판매는 13만5,601대로 3월보다 3.8% 감소했고, 해외 판매 역시 7.6% 줄어든 49만5,090대로 집계됐다.

국산차 업계 ‘맏형’인 현대차의 지난달 국내외 판매량(내수 7만219대, 해외 27만5,558대)은 총 34만5,777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보다 8.6% 감소한 규모로, 내수시장에선 4.9%, 해외에선 9.5%가 각각 줄어든 수치다. 지난달 현대차 판매 감소의 주요 원인은 역시 ‘반도체 수급난’이다. 1분기까지는 비축 물량과 생산 조절을 통해 잘 버텨왔지만, 지난달 피해가 본격화된 것이다. 주력 모델인 그랜저, 쏘나타를 만드는 아산공장도 지난달 12~13일과 19~20일 ‘셧다운(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신형 전기차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은 지난달 7일부터 14일까지 휴업했다.

기아는 내수 시장에서 소폭(0.2%) 성장했지만, 해외 판매가 1.6% 감소했다. 이로 인해 전체 판매는 24만9,734대로 지난 3월보다 1.3% 내려앉았다. 기아 또한 반도체 부족으로 피해를 봤다. 특히 미국 조지아주 생산 공장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지난달 8~9일 가동을 멈췄다. 국내에선 지난달 내내 화성공장과 광주1공장 등 주요 공장 주말 특근을 취소했다.

2월부터 반도체 수급난을 겪어온 한국GM의 지난달 판매도 부진했다. 한국GM의 4월 국내외 판매량은 전월 대비 27.6% 감소한 2만1,455대에 머물렀다.

회생절차에 돌입한 쌍용차는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부품 공급 부족으로 생산량이 줄면서 지난달 판매량이 전월 대비 38.7% 감소한 4,381대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반도체 수급난을 겪지 않은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서 9,344대를 판매, 3월보다 9% 성장했다.

업체들은 반도체 수급난이 당분간 지속, 완성차 판매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현대차는 이달 6~7일 반도체 부족으로 울산4공장의 ‘포터’ 생산라인 가동을 멈추고, 기아에선 이번 달 특근을 전면 취소했다. 정상가동해 온 한국GM의 창원공장도 이달부터 50% 감산에 들어갔다.

업계에선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 현상이 이번 달 ‘피크(최고점)’를 찍고, 6월부터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은 “4월까지는 기존에 쌓아둔 재고로 대응했으나 이제는 바닥을 보이는 상황이며 누구도 어느 정도 물량이 부족하다고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6월부터 상황이 나아지고, 하반기에는 만회가 가능해 연간 판매 계획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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