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명에서 6명까지 동석 식사 가능'으로 요약되는 전남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1단계 시범 운영 첫날인 3일 전남에는 '경기 활성화' 기대감과 '확산세 가속'이라는 우려가 교차했다. 확진자가 연일 발생한 여수시와 고흥군은 완화한 거리두기 시범 적용에서 제외돼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개편안 1단계는 두 지자체를 제외한 20개 시·군에서 시행됐다.
이날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전남도청 등 행정기관이 모여 있는 무안군 남악신도심은 식당으로 향하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식당가는 모처럼 활기 띤 모습이었고 손님들도 5, 6명이 함께 식당으로 향하기도 했다. 일부 식당은 '5월 3일부터 식사 모임 6명까지 가능'이라는 '호객' 문구를 게시하기도 했다.
전남도 공무원 이모씨는 "직원 6명이 자리를 함께 했던 게 언제적 일인지 가물하다"며 "많은 동료들과 식사를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다"고 했다. 목포 평화광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승수미씨는 "4인 규제가 풀리면서 찾아오는 손님도 늘어났다"며 "그동안 장사가 안 돼 각종 세금납부 등으로 가뜩이나 힘들었는데 이번 조치는 힘이된다"고 말했다.
순천시청 주변 식당 주인 강모씨도 "오랜만에 인원 규제가 일부 풀리면서 손님을 받을 생각에 평소보다 많은 밑반찬을 준비했다"면서 "인원 제한이 완전히 해제될 수 있도록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운영하겠다"고 힘차게 답했다.
그러나 인근 도시에서 연일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 이 때문에 여전히 5인 이상 모임을 갖는데 조심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순천시청 한 주무관은 "단계별 자율에 따른 책임이 강화되는 만큼 방역수칙을 더욱 철저히 준수해야한다"며 "거리두기가 완화돼도 공무원이다 보니 여전히 모임이 꺼려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전국의 공무원들에게 '회식 금지'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지자체간 희비도 엇갈렸다. 도내 22개 시·군 가운데 확진자가 속출한 고흥군과 여수시는 각각 3일과 4일부터 거리두기를 2단계로 올리고 방역지침을 강화했다. 고흥은 최근 공무원 8명을 포함해 1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여수에서도 9명이 연달아 확진됐다.
1만2,000여 명의 전체 주민이 진단검사를 받는 고흥읍 시가지는 한산했다. 군청과 버스터미널 앞 식당들은 이날 점심 장사를 포기하고 급하게 가게 문을 닫았다. 일부 식당은 사장과 종업원 모두 진단검사 결과를 기다리느라 계획에 없던 임시휴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여수시청 주변도 불안감이 묻어났다. 인근의 한 카페 주인은 "모처럼 손님을 6명까지 받을 수 있어 영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크게 기대했는데 실망"이라며 "빨리 확산세가 진정돼 다른 지역처럼 사적 모임 제한이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일주일간 시범 운영한 뒤 종합적으로 분석해 개편안 연장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개편안의 경우 사적모임 인원이 6명으로 늘었지만 오히려 다른 부분은 강화했다"며 "시범 적용기간 동안 확진자 수, 백신 접종률 등 방역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해 개편안 연장이나 8명까지 사적모임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