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 투기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LH 직원 외에도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기획부동산과 농지법 위반 등 부동산 투기와 관련해 전방위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 특별수사대는 3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LH의 전·현직 임직원 32명과 이들의 친인척·지인 57명 등 모두 89명을 포함해 국회의원 4명, 지방의원 및 공무원 등 45건에 276명을 내·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 LH 직원과 관련해 전체 89명이 60여개 필지를 매입한 정황을 확인했다.
경찰이 밝힌 LH 직원 연관 89명은 당초 지난 3월 2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최초 폭로한 LH 전·현직 15명, 정부 합동조사단에서 수사의뢰한 3명, 경찰 자체 인지 4명 등 22명에서 32명으로, 10명 늘었으며, 지인도 57명이 늘어난 것이다.
경찰은 시민단체 등이 밝힌 18명과 자체 인지한 4명 등으로 구분해 두 갈래로 나눠 수사 중이다.
우선 LH 직원 등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 투기의혹으로 구속된 A씨와 시민단체가 폭로한 18명 중 핵심 인물로 꼽힌 B씨 등이다.
우선 경찰이 자체 인지해 구속한 A씨와 관련해서는 60여 명. 20개 필지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주로 태양광 사업에 투자한 부분(태양광 설치를 위한 토지 매입), 전북 효천지구 개발 사업, 광명·시흥 지구 등의 토지를 매입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A씨와 지인 2명 등 LH 관련 3명을 부패방지법 및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A씨 등 3명은 A씨가 개발부서에서 근무하며 취득한 정보로 2017년 3월 광명시 노온사동 일대 4개 필지 1만7,000여㎡를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본인이 취득한 개발정보를 다른 직원들에게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B씨와 관련해서는 20여 명에 7개 필지가 수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B시 등이 독자적으로 어떤 정보를 입수해 땅 투기한 내역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B씨가 지인 등에게 땅 정보를 제공한 행위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국회의원과 관련해 진정 및 고발된 인원은 모두 4명이며, 관련한 지인 4명 등 모두 8명에 대해 내·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토지 매매 경위나 대금 지불내역, 개발 정보 취득해서 토지를 구입했는지 여부 등을 수사 중이다.
다만 경찰은 이들이 피의자로 단징짓지 않고,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일부가 개발계획이 발표된 이후 매입한 정황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조사를 위해 지자체 공무원과 지인 등 참고인 20여 명의 조사를 마친 상태다.
경찰은 지자체 공무원과 관련해서는 전·현직 56명과 친인척 8명 등 64명을 내·수사 중이다. 용인 SK반도체클러스 인근 부지를 매입했다 구속된 전 경기도 공무원을 포함해 용인시청이 수사 의뢰한 용인시 공무원 3명 등이 포함돼 있다.
경찰은 기초의원 등 지방의원과 관련해서도 이날 현재까지 전·현직 의원 14명에 친인척 12명 등 모두 26명을 내·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아울러 기획부동산 업체 9곳과 가짜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하고 싼값에 농지를 취득한 뒤 지분을 쪼개 파는 수법으로 차익을 남긴 영농법인 98곳에 대해서도 농지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인물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성역 없이 엄정히 수사할 방침”이라며 “투기로 취득한 재산상 이득은 반드시 환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