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업체 변경으로 집단 해고를 당한 뒤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농성해 온 LG 타워 청소노동자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간다. 136일만에 다시 일자리를 찾은 이들은 원래 일하던 곳이 아닌 LG 마포빌딩으로 출근한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LG트윈타워분회는 30일 "조합원 전원 LG 마포빌딩으로 옮겨서 일하기로 LG 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LG트윈타워분회 조합원들이 요구해온 바는 원래 일하던 곳인 LG 타워로의 고용 승계와 원직 복직이었지만, 이를 양보하고 정년을 만65세로 연장하는 내용 등을 포함해 LG 마포빌딩 일터로 가게 된 것이다.
LG 타워 청소노동자 80여 명이 처음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건 지난해 11월 말쯤이다. 건물 관리를 맡은 LG 자회사 S&I코퍼레이션과 청소용역업체 지수아이앤씨의 계약이 끝나면서다. 지수아이앤씨 소속이었던 청소노동자들은 계약이 종료됐다는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에 조합원 25명가량은 노조 활동이 해고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지난해 12월 16일부터 건물 로비에서 농성을 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 2월 사측은 노조에 해고노동자들이 LG 마포빌딩으로 옮겨 근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노조의 거부로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이날 사측과 극적으로 합의한 배경에 대해 LG트윈타워분회는 "원직 복직을 양보한 대신 일정 수준의 노동조건 개선과 노동조합 활동 보장, 해고 기간 임금 보전 등을 약속받았다"고 설명했다. 합의안에는 청소노동자들의 정년을 현 만60세에서 만65세로 연장하고, 만65세 이후에는 만69세까지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LG트윈타워분회는 이번 합의 결과에 대해 "누가 봐도 결과가 뻔해 보였던 집단해고 사태가 4개월여의 투쟁을 거쳐 오늘과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연대의 힘 덕분"이라며 "더 이상 간접고용 청소노동자들이 용역업체가 바뀔 때마다 쓰고 버리는 휴지처럼 취급받지 않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열심히 연대하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노총은 내달 1일 노동절을 맞아 LG타워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날 집회에서 LG트윈타워분회는 현장 발언을 통해 연대에 고마움을 표하고 향후 결의를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