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을 추가로 확보한 정부가 2분기 접종 대상을 '65세 미만'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백신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3분기 이전, 2분기부터 ‘11월 집단면역’ 시계를 더 빨리 돌리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백신 종류가 다양해지는 3분기에도 ‘백신 선택권 못 준다'고 못 박은 만큼, 기대대로 접종률이 치솟을지는 미지수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27일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2분기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대상을 기존 65~74세에서 65세 미만까지 확대하는 방향으로 접종계획 변경을 검토하고 있고, 다음 주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2분기 중 추가될 백신의 공급 시기가 불확실한 만큼 구체적으로 언제 접종이 확대될지는 아직 미정이다.
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코로나19 예방접종 시행계획에 따르면 '65세 미만'은 원래 3분기 접종 대상자다. 이들은 크게 △성인 만성질환자 △50~64세 △18~49세의 세 집단으로 나뉜다. 이들에 대한 접종 일정을 앞당긴다면, 아무래도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큰 만성질환자나 50~64세 집단이 그 대상으로 유력하다. 정 단장은 “AZ 백신의 경우 고령층일수록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훨씬 크다는 점도 감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진단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오는 6월 말까지 도입될 백신은 모두 710만7,500명분이다. 이 중 화이자 백신은 매주 들어오고 있어서, AZ 백신을 언제 받느냐가 관심사다. 특히 여러 나라에 백신을 배분하는 국제 백신 공동구매기구 ‘코백스 퍼실리티’의 공급 일정이 변수다. 코백스 측은 5월 중 AZ 백신 83만4,000명분을 한국에 보내겠다고 알려왔다. 하지만 코백스는 우리나라 공급 일정을 3~4월에 두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정 단장은 “코백스 AZ 물량 도입 시기를 조율하고 있고, 얀센이나 모더나 등 추가 백신 도입 일정이 확정되면 그에 맞춰 2분기 접종계획을 변경하겠다”고 말했다. 모더나와 노바백스 백신의 경우 본격적 공급은 3분기로 밀렸으나, 정부는 2분기 중에라도 일부 물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기일 백신도입 태스크포스 실무지원단장은 이날 방한한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최고경영자(CEO)와 면담 후 가진 브리핑에서 “(2분기 추가 도입을 추진 중인) 271만 회분에 노바백스와 모더나, 얀센 백신이 포함돼 있다”고 재차 확인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백신 접종자는 240만9,975명이다. '4월까지 300만 접종'이란 정부 목표는 일단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 백신 2,000만 명분 추가 확보로 우리나라에 들여올 백신은 모두 9,900만 명분이 됐다.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접종 목표 3,600만 명(인구의 70%)의 2.75배인 만큼 물량도 여유 있다. 정부는 3분기부터 접종 장소를 지역별 대규모 예방접종센터와 위탁의료기관에서 일반병원급 접종센터까지 늘릴 예정이다. 본격적인 속도전 채비에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변수 하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정부의 ‘속도전’에 접종 대상자들이 얼마나 응하느냐다. 일각에선 화이자와 AZ 이외에 얀센, 모더나, 노바백스 등 백신 종류가 다양해지는 하반기엔 개인이 원하는 백신을 맞을 수 있게 선택권을 주면 접종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리란 예상을 내놓기도 한다. 정 단장은 그러나 “3분기에도 희망하는 백신을 맞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백신 종류와 특성, 기관에 맞는 가장 적절한 대상자를 배정해 접종을 안내할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