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언니네 이발관'의 보컬이자 책 '보통의 존재' 등을 펴낸 이석원 작가가 27일 선배 가수인 조영남씨를 향해 "드디어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며 "나이 들면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해야 한다"고 독설했다.
26일 배우 윤여정씨가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후 전 남편인 조씨의 소감이 회자되면서다.
앞서 조씨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내가 수상을 한 것처럼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그 여자가 바람피운 남자에 대한 통쾌한 복수를 한 것 같다", "바람피운 당사자인 나는 더 조심할 것", "다른 남자 안 사귄 것에 대해 한없이 고맙다" 등 발언을 했다.
대다수 누리꾼의 반응은 차가웠다. 방송 출연이 활발한 윤씨가 전 남편을 언급하지 않는 것과 달리 조씨가 다수 방송에서 수시로 개인사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조씨는 최근 윤씨의 수상이 유력하게 관측되며 화제가 되자 20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도 윤씨와 얽힌 자신의 불륜과 이혼을 다시 꺼냈다. 이미 수십 년이 지난 사생활을 반복해서 거론하는 것은 '이혼한 여배우'에 대한 편견을 깨고 한국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배우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비판이 나왔다.
그런 분위기 속에 이 작가가 입을 열었다. 그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윤여정 선생님이 한국 배우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타셨는데 기자들이 무려 34년 전 이혼한 전 남편에게 소감을 물은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묻는 기자들도 이해가 안 가지만 그렇다고 거기에 냉큼 말을 얹는 사람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작가는 또 "그나마 했다는 말도 기가 막힌 게 윤여정의 아카데미 수상이 자기처럼 바람핀 사람에게 최고의 한 방이라니"라며 "이 사람의 이 태평양보다 더 큰 자아를 어쩌면 좋을까"라며 씁쓸해 했다.
이어 "너무 당연하게도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은 수십 년 전 무책임하고 부도덕하게 가정을 버린 남자에 대한 한 방의 의미는 없다"면서 "그런 의미가 되어서도 안 되고 될 수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 작가는 "복수란 상대가 내 안에서 여전히 의미라는 게 손톱만큼이나마 있을 때의 얘기"라며 "왜 이 나이 먹은 남자의 한심한 자아를 이 좋은 날 대중들이 견뎌야 하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며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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