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스카 품은 배우 윤여정 '기쁨의 눈물'
입력
2021.04.26 12:30
권정환
기자
권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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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uckles120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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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만의 의대 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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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의대 증원 철회를 넘어 아예 뽑지 말라고 요구한 의협 비대위
새로 출범한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정부를 향해 '2025년 의대 모집 중지'를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전공의·의대생들이 주장하던 '내년 증원 철회'를 넘어 내년 의대 신입생을 아예 뽑지 말라며 요구 수위를 높인 것이다. 집단 휴학으로 올해 수업을 통째로 거부한 의대생들이 내년에 복귀해 정상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면서 정부가 의대 입시를 강행할 경우 의대생·전공의는 물론 의대교수, 개원의까지 의사 전 직역을 규합해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22일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전날 열린 비대위 첫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브리핑을 갖고 "비대위는 내년 의대 모집 전면 중지를 요구하기로 의결했다"며 "의대생 3,000명을 교육하는 환경에서 갑자기 6,000명이나 7,500명을 교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7,500명'은 올해 의대 정원(3,058명)과 내년 증원 모집인원(4,610명)을 얼추 합한 인원이고, '6,000명'은 증원 철회를 가정한 올해와 내년 의대 정원 합계치다. 한마디로 증원 철회로도 안 된다는 얘기다. 내년 의대 입학생 규모에 대해 의협이 증원 백지화를 넘어 모집 중지를 공식 요구한 건 처음이다. 비대위가 의대 증원에 반대해온 핵심 명분이 의대 교육 마비인데, 휴학생들이 내년에 복귀해야 할 상황에서 기존 정원만큼만 선발해도 교육 파행이 불가피하다는 게 비대위 논리다. 박 위원장은 "(신입생을 선발할 경우) 내년 의대 교육이 파행되는 건 물론이고 기초의학실습과 임상실습이 파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대 교육이 파탄되면 되돌릴 수 없고, 의대생과 의대 교수는 10년 이상을 혼란과 고통 속에 있게 될 것"이라며 "그때 자리에 없을 윤석열 정부는 사태를 해결할 생각 없이 시간끌기로 일관하고 있다. 어설프게 합의해 줬다가는 정부에 면죄부만 줄 뿐"이라며 강조했다. 수능이 끝나 곧 수시모집 합격자가 발표되는 상황에서 모집 중지는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에 박 위원장은 "수험생들의 혼란도 고려해야 하지만, 대학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건 이미 입학한 학생을 제대로 교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도쿄대도 학내 소요로 전교생이 유급되자 69학번을 뽑지 않았다"며 "한국 교육부가 1990년대 세종대 모집 정지를 시킨 이유도 정상적으로 교육할 수 없다는 이유"라며 전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정부 의료정책을 겨냥해 "선무당과 눈먼 무사가 벌이는 의료농단"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구체적으로 "대통령 주변에는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선무당 경제학자들이 많다"며 "이들은 전공의들이 주당 88시간 일하는 것을 지대추구라며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선 "사회 각 분야의 문제점을 깊게 이해하고 정교하게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눈먼 무사처럼 마구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모집정지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도 예고했다. 박 위원장은 전날 회의 의결사항 가운데 '전공의·의대생은 물론 의대교수·개원의·봉직의 등 의료계 전 직역을 하나로 모아 의료농단 저지를 위해 싸울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에 대해선 "어제 회의에서 안건 상정 의견을 밝힌 위원이 없어 논의 자체가 안 됐다"며 "정부가 그동안 저지른 것을 그냥 받아들이라는 형태의 협의체는 의미가 없다는 게 비대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불참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의사단체 가운데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를 향해서도 "의료계가 한데 모인 비대위가 일을 하고 있으니 무거운 짐을 벗고 거기서 나오는 게 어떨까 한다"며 탈퇴를 종용하기도 했다.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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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도광산 추도식에 차관급 참석"… 야스쿠니 참배한 논란의 인물
일본 정부가 24일 니가타현 사도섬에서 열리는 '사도광산 희생자 추도식'에 한국의 차관급인 일본 외무성 정무관이 참석한다고 22일 발표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를 대표해 추도식을 찾는 인사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직접 참배한 것은 물론, 그릇된 역사관을 드러내 논란을 야기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쿠이나 아키코 정무관이 23, 24일 이틀간 사도시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사도시 방문 중 사도광산을 시찰하고 24일 추도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외무성 정무관은 차관급 고위 관료다. 다만 한국 외교부 차관에 해당하는 일본 측 외무성 관료의 직급은 '부대신'이다. 정무관은 부대신보다는 낮은 직급이다. 외무성 홈페이지에도 '대신(장관)-부대신(차관)-대신정무관' 순서로 표기돼 있다. 한국 측에서는 차관급인 박철희 주일본 한국대사가 추도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6세인 이쿠이나 정무관은 지난 11일 발족한 이시바 시게루 2차 내각에서 기용된 신임 정무관이다. 2022년 참의원 선거에서 처음 당선됐다. 정계 입문 전, 일본 유명 여성 아이돌 그룹 '오냥코클럽' 멤버 및 배우로 활동하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문제는 일본의 가해 역사를 부정하는 극우 성향을 드러내 왔다는 점이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참의원 당선 직후이자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일인 2022년 8월 15일,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했다. 또 참의원 선거 전 마이니치신문의 후보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한국과 일본이 징용(강제동원) 및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계속 대립하는데, 관계 개선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한국 정부가 더 양보해야 한다"고 답했다. 당시 NHK의 헌법 개정 문제 조사 때도 '헌법 9조에 자위대를 명기해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했다. '전력 보유·전쟁 금지'를 담은 일본 평화헌법에 정면 배치되는 주장을 편 것이다. 이 같은 전력 탓인지 한국 외교부가 사도광산 추도식 관련 브리핑을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당초 외교부는 이날 오후 2시 언론 브리핑을 한다고 밝혔지만, 일본 정부의 '이쿠이나 정무관 추도식 참석' 발표가 나오자 아무 설명 없이 오후 1시 55분쯤 일정을 취소했다. 니가타현과 민간단체 등으로 구성된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실행위원회는 24일 사도시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일제강점기 사도광산에 강제동원된 조선인 등 피해 노동자를 추모하는 행사를 연다. 추도식은 지난 7월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때, 매년 7, 8월쯤 열기로 한일 정부가 합의한 사안이다. 양국 정부 인사가 함께 참여하는 추도식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2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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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미국과 갈 데까지 가 봤다"... 트럼프 상대로 몸값 올리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협상으로 갈 데까지 가 봤다"며 내년 1월 들어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북미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표면적으로는 선을 그었지만, 속내는 '몸값 올리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세 차례 만나 남다른 '브로맨스'를 과시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새 행정부의 반응을 탐색하고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엄포라는 것이다. 22일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평양에서 열린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4' 개막 연설에서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으로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다"며 "결과로 확신한 것은 초대국의 공존 의지가 아니라 철저한 힘의 입장과 언제 가도 변할 수 없는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정책이었다"고 강변했다. 또 "한반도에 조성된 정세는 '상대에 대한 오해'로 빚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북한의 핵무력 노선은 지극히 현실적인 판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미국 대선 이후 사실상 북한이 트럼프 새 정부를 겨냥해 발표한 첫 공식입장이다. 국제 정세 불안의 책임은 미국과 동맹국에 있고, 대북 적대정책을 폐기해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처럼 '비핵화 협상'을 전제로 한 대화는 없을 것임을 확실히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과 정부는 그 어떤 경우에도 자기 국가의 안전권이 침해당하는 상황을 절대로 방관하지 않을것이며, 우리 손으로 군사적 균형의 추를 내리우는 일은 영원히 없을 것임을 다시금 분명히 한다"고 못 박았다. 향후 트럼프 정부와 대화를 재개하더라도 북한은 '비핵화'가 아닌 핵 보유국을 전제로 '군축 대화'에 나서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결국 '과거와 같은 북한은 없다'는 메시지로 트럼프를 압박한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트럼프 2기 정부가 자신들과 협상을 하고 싶으면 엄청난 '진입(엔트리)' 비용이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라며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적대시 정책 철회의 담보를 최대치로 높인 상황에서 (미국이 과거에 제시한) '빅딜'은 불가능하고 그런 협상은 안 하겠다며 선을 그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러시아라는 뒷배 덕에 급할 것 없다는 북한의 속셈도 담겼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북러 관계는 '혈맹' 수준으로 격상된 상황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의 첨단무기 개발, 국방과학기술 발전, 이를 토대로 한 종합적인 핵무력 강화는 대미 억제력과 함께 협상력을 제고하는 데 크게 도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북한은 최신 무기를 공개하며 대미 억제력을 과시했다. 공개한 사진을 보면 연단을 기준으로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 240mm 갱신형 방사포, 초대형방사포 등이 중심에 배치돼 있고, 극초음속미사일 '화성-16나형', 지난달 31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과 지난해 4월 발사한 ICBM '화성-18형' 등이 줄줄이 놓였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필요로 하는 무기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 일부는 이미 전장에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세르게이 쇼이구 당시 러시아 국방장관 방문 당시 '무장장비전시회-2023'을 참관했는데 그때도 대러시아 지원 가능성을 염두에 둔 쇼케이스 성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선거법 위반' 1심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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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믿는다" 자세 낮춘 이재명... 친명 강성은 '서초동 세몰이' 엇박자
이재명 대표의 25일 위증교사 1심 선고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자세를 한껏 낮췄다.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 당시 당력을 총동원해 '무죄 방탄전'을 펼쳤던 것이 오히려 사법부를 자극하는 역효과를 냈다는 판단에 따라 방향을 선회했다. 이 대표부터 발언 수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22일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사법부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선을 그었다. 25일 선고를 앞두고 강경파 의원들과 지지층을 중심으로 사법부를 비판하는 발언이 이어지자 직접 단속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가 15일 판결 이후 사법부를 향해 메시지를 낸 것은 처음이다. 검찰을 향한 비판과 대조적으로 사법부는 추켜세웠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무도한 검찰들이 저를 허무맹랑한 사건으로 기소했지만 사필귀정으로 제자리를 찾아준 것이 사법부"라며 "진실에 따라 인권과 민주주의가 지켜지도록 최선을 다하는 대다수 법관과 사법부에 감사와 존중을 전한다. 저는 대한민국 사법부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관은 독립돼 있고 법관마다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도 했다. 향후 이어지는 선거법 항소심 및 나머지 재판에서도 사법부가 독립적 판단을 지켜달라는 당부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이번에도 의원들이 재판정 앞에 집결하지 못하도록 '서초동 자제령'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대표실 관계자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대표는 자제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의원들이 언행에도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는 전언이다. 앞서 최민희 의원은 비명(비이재명)계를 향해 "움직이면 죽여버리겠다"는 극언으로 거센 비판을 자초했다. 23일 광화문 도심에서 열리는 장외집회도 수위를 누그러뜨리려 애썼다. 민주당이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 이재명 방탄 집회처럼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 시민사회 주도로 바꿨다. 이 대표는 행사에서 마이크를 잡지 않기로 했다. 의원들은 민주당의 당색인 파란색 점퍼도 착용하지 말고 깃발도 들지 말라는 '파랑 금지령'이 내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중도 성향 일반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신중모드'에도 강경파 의원들과 강성 지지 세력들은 이 대표 엄호에 목소리를 높이며 엇박자를 냈다.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날 국회에서 이 대표 판결 관련 사법부를 규탄하는 긴급토론회를 열고 "이 대표 선고 결과는 '사법카르텔'의 대표 사례"라고 사법부를 정조준했다. 참석한 김용민 의원은 "현재 사법부는 국민주권을 견제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혁신회의는 25일 재판 당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정치검찰의 부당한 기소 규탄' 집회를 열고 세과시에 나선다. 혁신회의 관계자는 "15일보다 더 많은 인원이 전국에서 결집해 최대 2,000명이 모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들은 앞서 '사법부 압박' 논란에 아랑곳없이 110만 명이 서명한 이재명 무죄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며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