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대 시가집 만요슈(萬葉集)가 고대 한국어로 작성됐다고 주장해 일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이영희 전 한국일보 논설위원이 25일 오전 10시쯤 경남 남해군 남해병원에서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세.
이 전 논설위원은 1931년 도쿄에서 태어나 이화여고와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월간지 새벗에서 일하면서 언론계에 발을 디뎠다. 1960년 한국일보로 옮겨 문화부장과 정치부장을 지냈고, 여기자클럽 회장을 역임했다. 1981년엔 제11대 국회의원(민주정의당 전국구)이 됐다. 방송위원회 위원을 거쳐 공연윤리위원회 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고인은 1955년 ‘조각배의 꿈’으로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된 아동문학가이기도 했다.
고인은 1989년 기존 학설을 뒤집는 내용을 담은 책 ‘또 하나의 만요슈’를 일본에서 발간해 파란을 불렀다. 고인은 책에서 만요슈가 고대 한국어로 이뤄졌고,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성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책은 일본에서 100만 부 넘게 팔리는 등 화제를 모았다.
유족은 딸 김이선ㆍ이정ㆍ유리씨, 사위 박세정씨가 있다. 빈소 경남 남해군 추모누리묘지 장례식장 2호실. 발인 27일 오전 7시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