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정보 활용’ 땅 투기한 LH 직원의 친인척도 구속

입력
2021.04.23 19:41

광명·시흥 신도시 사업 부서에서 근무하며 얻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토지를 매입한 혐의로 구속된 현직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친인척도 구속됐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조형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부패방지및국민권익위원회의설치와운영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LH 직원 A씨의 친인척 B씨에 대해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B씨는 2017년 3월 A씨 등과 함께 주변인 명의 등으로 광명 노온사동 일대 4개 필지 1만7,000여㎡를 25억여원에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토지의 현 시세는 10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17년 초 광명·시흥 사업본부로 발령받아 이 땅을 살 당시 광명·시흥 지역의 개발지역 선정 등 도시개발 관련 업무 전반을 담당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이곳에서 3년가량 일한 뒤 지난해 초 다른 본부로 이동했다.

이들이 산 땅이 있는 곳은 2010년 보금자리주택 지구로 지정됐다가 LH의 자금난 등으로 개발이 중단됐다. 이어 2015년 지구 지정이 해제된 뒤 특별관리지역으로 관리돼 오다가 올해 2월 3기 신도시로 선정됐다.

앞서 경찰은 B씨와 함께 토지를 매입한 A씨와 지인 등 2명을 구속하고, 이들이 확정판결을 받기 전 문제의 토지들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기소 전 몰수 보전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을 받았다.

한편 A씨 등이 자신의 돈을 투자한 이 땅 외에 현재까지 노온사동 일대에는 A씨의 친구 등 지인 36명이 22개 필지를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각각의 구매 시점은 A씨가 근무처에서 특정 개발 관련 결정 사항이 확정될 시기와 맞물려 있어 경찰은 A씨가 내부 정보를 주변에 공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더해 3기 신도시 원정 투기 의혹이 제기된 LH 전북본부 관련자들도 A씨로부터 개발 정보를 넘겨받은 정황이 나타나 경찰은 A씨를 집단 투기를 야기한 소위 ‘뿌리’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박민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