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들을 향해 "신났네 신났어"라는 조롱성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상희 국회부의장에 대한 항의 표시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정부질문 도중 본회의장에서 전원 퇴장했다.
20일 열린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5번째 질의자인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발언이 끝난 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의사봉을 김상희 국회 부의장에게 넘겼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사과하세요. 의장석에서 내려오세요"라는 고성이 흘러나왔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의장석 앞까지 다가가 "부의장님 거기서 잘못하신 것에 대해 사과하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따졌다. 하지만 김 부의장은 6번째 질의자로 나선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질의하십쇼"라며 이를 무시하고 진행을 이어갔다. 김 부의장이 사과 발언 없이 진행을 이어가자, 국민의힘 의원 50여 명은 본회의장에서 전원 퇴장했다.
전날 김 부의장은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을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가는 허은아 의원을 격려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아주 신났네, 신났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의장석 마이크가 켜진 상태에서 벌어진 해프닝이었지만, 국회 부의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김 부의장을 향해 사과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단은 박 의장을 찾아 "김 부의장의 국민과 야당 의원을 무시한 발언에 강력하게 항의한다"고 밝혔다. 허은아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고 "(김 부의장 발언에는) 평소 후배 여성 의원에게 건네주던 위로와 격려의 따뜻함은 온데간데없고 오직 야당에 대한 비아냥과 차가운 오만함만이 가득했다"며 "사과하지 않는다면 그 발언으로 인해 모욕을 당한 의원들과 함께 국회 윤리특위에 징계안을 제출하고, 국회 부의장에서 사퇴하실 것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반박 논평을 내고 "집단행동으로 입법부를 대표하는 부의장까지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오만방자함의 극치다"라며 "국민의힘은 꼬투리 잡을 기회만 보지 말고, 국민과 민생을 바라봐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