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민당 정조회장, “고령자 백신 접종 연내 마치지 못할 수도”

입력
2021.04.19 20:53

자민당 핵심 간부인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정무조사회장이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고령자에 대해서도 연내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조회장은 간사장, 총무회장과 함께 집권 자민당의 3역 중 하나다.

19일 니혼게이자이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날 시모무라 정조회장은 자신이 본부장을 맡고 있는 자민당의 코로나19 대책본부 임원회의에서 “지자체에 따라 의료 관계자의 협력이 부족한 곳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65세 이상으로 한정해도 경우에 따라서는 내년까지 걸리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하며 “전국민이 접종하려면 내년 봄 정도까지 걸리는 곳도 있을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 차원에서 일본 의사회 등에 협력을 요청해 지자체를 지원하겠다는 생각을 나타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보도했다.

앞서 미일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백신과 관련해 “9월 말까지 전국민을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을 공급할 전망이 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공급 물량일 뿐 실제 현장에서의 접종 속도는 늦기 때문에 연내 접종을 마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달 7일부터 총 3,600만명에 이르는 고령자 대상 접종을 시작했으나 2월에 접종을 시작한 약 480만명 대상의 의료 관계자 접종도 다 마치지 못한 상태다. 16일까지 약 121만명 정도만 접종을 받았고 2차 접종까지 끝낸 사람은 72만명 정도다. 여태까지 일본 정부는 이를 유럽에서 백신 수출 분량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으로 주장하며, 5~6월에는 매주 1,000만명분의 백신이 도착하므로 접종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해 왔다.

로이터통신도 시모무라 정조회장의 발언을 전하면서 “(백신 접종과 관련한) 주식시장의 기대치가 낮다”고 보도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는데 일본은 여전히 비상사태 선언 발령 여부를 고민하고 있으니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며 “해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일본 주식을 사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백신 접종 속도가 늦을수록 일상생활에 대한 제약이 늦게 풀려 경제 회복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시모무라 정조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만연 방지 등 중점조치’가 신규 감염자 수 감소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며 “긴급사태 선언도 시야에 넣은 철저한 감염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만연 방지 등 중점조치는 긴급사태 선언보다 한 단계 아래의 감염 확산 방지 조치다. 실제로 이날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오사카부 지사는 중점조치 시행 2주가 지났는데도 “아직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다음날께 정부에 긴급사태 발령을 요청할 계획임을 밝혔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도 수일 내 긴급사태 발령 요청을 할 것인지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