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등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하는 정부 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수사선상에 올린 3급 이상 고위공직자가 4명으로 늘었다. 최근 인력을 대폭 늘린 특수본은 기획부동산 수사에도 본격 착수했다.
특수본을 이끄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부동산 투기 관련 내사 및 수사 대상은 868명(198건)"이라고 밝혔다. 내·수사 대상에는 차관급인 전직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행복청장)을 포함해 고위공직자 4명이 포함됐다. 지난주(2명)보다 2명이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더해 국회의원 5명, 지방자치단체장 11명, 국가공무원 48명, 지방공무원 109명,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45명 등이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현재까지 투기 의혹으로 구속된 인원은 6명이다. 법원이 몰수·추징 보전 신청을 받아들인 부동산은 시가로 약 240억 원 상당이며, 경찰이 추가로 몰수·추징 보전을 신청한 부동산은 70억 원 규모다.
특수본이 지난달 말 수사에 돌입한 기획부동산, 분양권 불법전매 등과 관련해서는 698명(196건)이 내·수사를 받고 있다. 최승렬 국수본 수사국장(특수본 단장)은 "지난달 말 특수본 인력을 770명에서 1,560명으로 대폭 확대하면서 수사 대상을 기획부동산 등으로 넓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취재진을 만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경정 이하 경찰관 15명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공수처와의 사건 이첩 기준 등은 협의를 통해 확정할 방침이다. 최근 경찰 간부들의 잇따른 '골프 접대' 의혹에 대해서는 "감찰에서 불법·부당한 사안이 확인되면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6월에서 이달 말로 앞당겨진 경찰관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해서 김 청장은 "희망자만 접종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 일정 조정 직후 지방청이 일선 경찰서에 접종조 편성을 지시하면서 '사실상 접종을 강제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김 청장은 "방역당국이 경찰관 개인 연락처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경찰관은 그에 따라 접종 시스템에 접속해 접종 시간과 장소를 예약하면 된다"며 "예약을 안 하면 자동으로 접종이 안 된다"고 말했다. 접종조를 편성한 이유에 대해서는 "특정 시간대에 접종자가 집중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