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아프간 철수해 中ㆍ코로나 집중"… 트럼프는 "철군 너무 늦어"

입력
2021.04.19 09:02
철군 부작용 발생 우려 "실시간 확인 가능"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기 앞당겨야" 주장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완전 철군 방침은 중국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문제에 집중하려는, ‘역량 효율화’ 차원임을 거듭 강조했다. 미군 철수 후 아프간 내 혼란 점증 우려에 관해서도 “제어가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블링컨 장관은 18일(현지시간) ABC방송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지금 세계를 바라보면서 2001년이 아닌 2021년의 프리즘을 통해 봐야 한다고 느꼈다”며 “테러 위협은 다른 곳들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에너지와 자원을 집중해야 하는 분야로 △중국과의 관계 △기후변화 △코로나19 등을 꼽았다.

20년 전 미군을 아프간으로 보낸 이유로는 9ㆍ11테러를 꼽으며 “이 지역이 미국이나 동맹국, 파트너를 겨냥한 테러를 위한 안식처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설정한 목표를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은 테러에 대처할 시간이 있고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테러 위협의 재출현을 막기 위해 병력과 자산을 재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군 철수 후 아프간에서 정치적 혼란과 폭력 증가 문제가 불거지고, 미국의 대(對)테러 대응 능력이 약화할 것이란 비판이 커지자 내놓은 해명이다.

5월 1일까지 전면 철군을 발표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아프간에서 빠져 나오는 것은 멋지고 긍정적인 일”이라면서도 5월 1일 철수를 확약한 자신의 계획을 언급한 뒤 “가능한 한 그 일정에 가깝게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더 일찍 나올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 19년이면 충분하다. 사실 너무 많고 너무 길다”며 “9월 11일은 우리나라에 매우 슬픈 사건이자 시기를 의미하며 우리가 잃은 위대한 영혼들을 기리는 성찰과 기억의 날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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