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24ㆍ뉴질랜드)가 부활했다. 이번 시즌 게인브릿지 LPGA와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준우승을 기록하는 등 시즌 초반부터 부활 시즌을 예고했던 리디아 고는 일찌감치 첫 우승까지 챙기면서 제2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리디아 고는 18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의 카폴레이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28언더파 260타로 우승했다. 2위를 기록한 김세영(28), 박인비(33)를 무려 7타 차로 따돌린 압도적 스코어였다.
15세 때던 2012년 LPGA 투어 첫 우승을 거두고, 10대 시절이던 2016년까지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과 ANA 인스피레이션을 포함한 14승을 거뒀던 리디아 고는 20대 들어 주춤했다. 가장 최근 기록한 우승은 2018년 4월의 메디힐 챔피언십으로, 최근 3년 사이 우승이 없었다.
2015년 1위였던 여자골프 세계랭킹이 지난해 7월 55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면서 10대 때의 성공이 독이 됐다거나, 스윙 코치를 너무 자주 바꾼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는 지난해 타이거 우즈(46ㆍ미국)와 저스틴 로즈(41ㆍ영국) 스윙 코치를 맡았던 숀 폴리(47ㆍ캐나다)를 만난 뒤 예전 기량을 회복한 모습이다.
가장 최근 출전한 ANA 인스피레이션 때 최종라운드에서만 보기 없이 무려 10타를 줄이는 저력을 보였던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에선 4라운드 내내 29차례의 버디를 기록하는 사이 보기는 단 한 차례에 그치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 끝에 우승했다. 이번 대회 우승 30만 달러(약 3억3,000만 원)를 쌓은 그는 시즌 상금 79만1,944 달러로 1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우승 후 “다시 우승할 수 있을 거란 의심을 하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이라며 우승 없이 보낸 지난 3년을 떠올린 리디아 고는 “지난해부터 함께 한 숀 폴리 코치가 자신감을 갖게 해준 점이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부활을 외친 리디아 고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올해 들어 오랜만에 우승에 성공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조던 스피스(28ㆍ미국), 마쓰야마 히데키(29ㆍ일본)를 거론하며 “그들을 보며 희망을 얻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보완할 점도 있기 때문에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록 이번 대회 정상에 서진 못했지만 국내파 선수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박인비는 이날 이글 한 개와 버디 7개를 몰아쳤고, 김세영도 이글 한 개와 버디 5개로 7타를 줄여 최종 합계 21언더파 267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지난해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이번 시즌 루키 시즌을 맞은 김아림(26)도 이날 이글 한 개와 버디 5개, 보기 1개를 기록하면서 공동 10위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