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dementia)는 ‘정신이 없는 상태’라는 라틴어 ‘de(out of) + ment(mind) + ia(state of)’에서 유래된 용어다. 병명이 아닌 병적 상태를 뜻한다. 뇌 신경세포가 손상돼 기억력을 포함한 2가지 이상의 인지 기능(언어능력, 판단력, 수리력, 기억력, 시지각력, 시공간구성능력, 실행기능장애) 장애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때를 말한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치매인 사람은 1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남성은 38%, 여성은 62%로 여성 환자가 더 많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65~69세 4.2%, 70~74세 9.0%, 75~79세 23.3%, 80~84세 27.2%, 85세 이상이 33.7%를 차지한다.
치매 유형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전체 치매의 8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를 비롯해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 전두 측두엽 치매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측두엽ㆍ마루엽ㆍ해마 위축이 가장 먼저 발생하며, 기억력이 저하되면서 증상이 시작된다.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이나 작은 뇌혈관 막힘으로 인해 발생하는 치매로 증상이 다양하다. 전두 측두엽 치매는 단어 그대로 전두엽과 측두엽 위축으로 발생하는 치매로, 급작스러운 성격이나 행동 변화 등이 두드러진다.
치매는 발생 원인에 따라 증상과 치료법이 다르다. 따라서, 발생 원인을 확인하는 신경심리 검사, 뇌 자기공명영상(MRI) 및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컴퓨터단층촬영(PET-CT) 같은 인지 기능, 뇌 영상 및 바이오마커 검사로 진단한다. 특히 치매 전(前)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의 경우, 치매로의 전환 여부를 예측하기 위해 아밀로이드 PET-CT 진단이 매우 유용하다.
치매 진단에 바이오마커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최근 혈액 및 뇌척수액을 활용한 바이오마커 발굴 및 진단 연구도 활발하다.
치매는 무엇보다 조기 발견해 빨리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억력 저하는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일 수 있지만, 수시로 중요한 사항을 잊는다거나 해를 거듭하면서 건망증이 심하면 치매를 의심해봐야 한다. 치매는 집에서도 간편하게 자가 진단할 수 있다.
치매는 약물 치료를 기본으로 한다. 치매 환자의 경우 뇌에서 분비되는 아세틸콜린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파괴되면서 인지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 NMDA 수용체 길항체 등의 약물로 환자의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고 치매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약물 치료 외에도 치매 예방을 위한 인지건강수칙에 따른 생활 습관 교정도 인지기능의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어 손쉬운 일상생활 습관 교정으로도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강성훈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는 불치병이 아니라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통해 알맞은 약물 치료를 시행하면 극복할 수 있는 병”이라며 “자가 진단으로 치매가 의심되면 이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1. 오늘이 몇 월이고 무슨 요일인지 잘 모른다
2. 자기가 놔둔 물건을 찾지 못한다
3.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한다
4. 약속을 하고서 잊어버린다
5. 물건을 가지러 갔다가 잊어버리고 그냥 온다
6. 물건이나 사람의 이름을 대기가 힘들어 머뭇거린다
7. 대화 도중 내용이 이해되지 않아 반복해서 물어본다
8. 길을 잃거나 헤맨 적이 있다
9. 예전보다 계산 능력이 떨어졌다
10. 성격이 변했다
11. 이전에 잘 다루던 기구 사용이 서툴러졌다
12. 예전보다 방이나 주변 정리 정돈을 하지 못한다
13. 상황에 맞게 스스로 옷을 선택해 입지 못한다
14. 혼자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목적지에 가기 힘들다
15. 내복이나 옷이 더러워져도 갈아입지 않으려고 한다.
(출처: 한국판 치매 선별 질문지; KDSQ-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