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비혼모인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41)의 KBS2 간판 가족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을 반대하는 시청자 청원에 제작진이 "최근 다양해지는 가족 형태의 하나로 사유리의 가족을 보여주려 한다"고 제작 배경을 밝혔다. 정자 기증을 받아 출산한 사유리의 방송 출연을 둘러싼 일각의 차가운 시선에 대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시선을 보여주는 것이 방송의 역할이라 생각한다"며 제작의 명분도 강조했다.
KBS 시청자권익센터는 '자발적 비혼모 사유리씨의 출연에 반대합니다'란 청원에 대한 제작진 입장을 15일 공개했다.
입장문에서 프로그램 제작을 총괄하는 강봉규 책임프로듀서(CP)는 "우리나라 한 부모 가구 비율은 7.3%로 급증하고 있으며, 한 부모 가구에 대한 관심과 함께 기존 기혼 가구에만 지원되던 가족 정책도 다양한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사유리 씨의 가정 역시 이처럼 다양하게 존재하는 가족의 형태 중 하나일 뿐이고, 어떤 가족을 미화하는 게 아닌 가족의 성장을 담담하게 바라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정자 기증을 받아 아이를 출산한 것까지는 개인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만, 공영방송인 KBS가 사유리를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시키면 자발적 비혼모를 미화하게 된다'며 출연 반대를 요구한 시청자 청원에 대한 답변이다. KBS 시청자권익센터는 한 달 동안 1,000명 이상이 동의한 청원은 프로그램 책임자의 답변을 받아 공개한다. 사유리 출연 반대 청원엔 4,415명이 동의해 답변 대상이었다.
제작진은 사유리가 한부모 가정을 꾸리게 된 배경도 덧붙여 설명했다.
사유리는 "산부인과에서 난소 나이가 48세라 자연 임신이 어렵고, 지금 당장 시험관 시술을 하더라도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급하게 찾아 결혼하는 게 어려웠다"고 비혼으로 임신을 결심한 계기를 밝혔다. 강 CP는 "사유리는 이제 막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길로 들어섰다. 아들 젠에 대해 알아가며 본인도 함께 성장 중"이라며 "시청자 여러분이 그녀의 선택을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11월 아들을 출산한 사유리는 최근 '슈퍼맨이 돌아왔다' 촬영을 했다. 남편이자 아이의 아빠는 없다.
사유리의 육아 예능 출연 소식이 알려진 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등에 'KBS가 '비정상적' 비혼모 출산을 부추긴다'는 글이 올라오자, 한국한부모연합, 정치하는 엄마들 등 시민단체를 비롯해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은 "한부모가정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낙인을 없애는 것"이라며 사유리의 육아 예능 출연을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