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이어 얀센까지 혈전 부작용 ... 바이러스 벡터의 문제?

입력
2021.04.1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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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AZ)에 이어 얀센 백신까지 '혈전 논란'에 휩싸이자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선 특정 백신의 문제를 넘어 생산방식(플랫폼)에 원인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AZ와 얀센 백신 모두 아데노바이러스 벡터(전달체) 방식으로 개발된 백신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상반응을 계속 살피겠다면서도 두 백신의 구매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다.

백영하 범정부 백신도입TF 백신도입총괄팀장은 15일 "바이러스 벡터 계열 백신에 대해서는 질병관리청과 지속적으로 안전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는 백신 도입이 더 중요한 상황으로 계약 변경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3일(현지시간) 얀센 백신 접종자에게서 희귀하지만 위중한 혈전증이 나타난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며 접종 중단을 권고했다.

얀센 제품은 혈전 발생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AZ 백신과 같은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다. 항원 유전자를 인체에 무해한 아데노바이러스 등 다른 바이러스 주형에 주입해 체내에서 항원 단백질을 생성함으로써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식이다. AZ 백신은 침팬지에만 감염되는 아데노바이러스를, 얀센은 인간의 아데노바이러스(26번)를 사용했다.

이에 따라 해외에선 개별 백신의 문제가 아니라 제조 방식에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인 화이자·모더나와 달리 AZ와 얀센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를 전달체로 활용하는데, 이 바이러스가 혈전을 유발할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요한네스 올덴부르크 독일 본 대학병원 교수는 전날(현지 시간) "아직 추정에 불과하지만 두 백신 모두 같은 원리에 기초하고 같은 문제를 초래하는 점을 볼 때 벡터가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는 바이러스 벡터 계열 백신을 도입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고, 유럽연합(EU)에서도 바이러스 벡터 플랫폼의 백신을 도입하지 않을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논란이 번지자 바이러스 벡터 방식으로 백신 '스푸트니크V'를 만든 러시아 방역당국까지 나서서 "우리는 혈전증 발생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다. 스푸트니크V는 얀센과 똑같은 인간 아데노바이러스(26번)를 사용한 백신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아직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AZ와 얀센이 같은 아데노바이러스이긴 하지만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제조 방식 자체의 문제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러시아 백신도 혈전 관련해 동일한 부작용이 확인된다면 제조 방식의 문제일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며 "아직은 사례가 많지 않아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환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