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만간 ICBM 시험 가능성"… 美정보·군사당국 한목소리

입력
2021.04.15 09:21
국가정보국장, 청문회서 “美·동맹 이간 의도"
軍북부사령관도 "北, 美 본토 위협 능력 입증"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재개 가능성이 미국 정부에서 거듭 제기되고 있다. 조만간 실현될 수 있다고 고위 정보ㆍ군사 당국자가 한목소리로 의회에 보고했다.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14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원회가 ‘전 세계 위협’을 주제로 정보당국 책임자들을 불러 개최한 청문회에 참석해 “북한은 미국과 동맹국 간 사이를 틀어지게 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시도에 핵무기 실험 재개와 ICBM 시험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자신의 안보 환경을 재구성하려 공격적인 행동들을 취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날 발언은 “북한이 머지않아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이 될 것”이라는 국가정보국장실(ODNI) 보고서 ‘미 정보당국의 연례 위협 평가’의 내용과 동일하다. 전날 공개된 보고서에서 미 정보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이 북한의 조건대로 그와 협상하게 만들기 위해 올해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검토할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군사당국의 판단도 다르지 않다. 글렌 밴허크 미 북부사령관은 이날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자료에서 “북한 정권은 2018년 발표한 일방적 핵 및 ICBM 실험 모라토리엄(유예)에 더는 구속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며 “이는 조만간 김 위원장이 향상된 ICBM 비행 시험을 시작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밴허크 사령관이 지난달 16일 상원 군사위 청문회 때 보고한 자료의 내용과 같아 아주 새롭지는 않지만, ICBM 시험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을 재차 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 밴허크 사령관은 김정은 정권이 핵무장 ICBM을 통한 미 본토 위협 능력을 입증하려는 시도에서 걱정스러운 성공을 거뒀다며 미국의 군사 행동 억제와 정권의 생존 보장을 위해 필요하다는 믿음에서 이런 무기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美정보수장들 “中, 동급 가까운 경쟁자… 가장 심각한 위협”

한편 헤인스 국장은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과 함께 글로벌 테러 조직을 미국에 대한 위협으로 지목하며 그 중에서도 중국을 최우선순위 적으로 꼽았다. 그는 중국을 “(미국과) 동급에 가까운 경쟁자”로 평가하며 중국의 역내 공격적 행위와 사이버 능력을 구체적 위협으로 거론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미국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중국을 언급했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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