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 日 언론도 “설득 노력 부족했다”

입력
2021.04.14 14:40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 보관된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결정한 데 대해 14일 일본 언론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부지 내 탱크 증설 등 다른 대안을 검토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다만 어민과 후쿠시마 현민 등 현지 주민들과 주변국에 대한 충분한 사전 설명과 설득이 부족했다는 점은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납득과 신뢰 결여한 채로’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해 “우려를 품은 국민이 많고, 강한 반대가 있는 가운데 내린 결정”이라며 “정부와 도쿄전력은 사회의 이해를 얻지 못한 채 배출하는 일이 없도록, 대화를 다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주민과 소비자가 불안해 하는 것은 당연하고, 도쿄전력에 대한 불신도 뿌리 깊다”며 “납득할 때까지 대화 노력을 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모니터링 체제를 갖추며,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후쿠시마의 불신을 남긴 채로’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2015년 당시 경제산업장관이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해양 방출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는데 이번 결정은 이해를 얻기 위한 노력이 부족한 상태로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과학적 합리성을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며 “하물며 중국, 한국 등 인접국의 우려를 씻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양 방류 외에도 후쿠시마 제1원전 내 빈 부지에 탱크를 증설하는 방안 등도 검토했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처리수의 해양 방출은 지역의 이해를 중시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결정 내용은 타당하지만 현지와의 대화는 불충분했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지진과 원전 사고로 괴멸적 피해를 입은 현지 수산업 관계자들이, 그동안의 노력이 헛수고가 될까 불안해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중국과 한국의 비판도 언급했다. 이어 “처리수 취급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은 6년도 더 전이고 최종 보고서가 나온 것도 1년이 넘었는데 그 사이에 현지 주민이나 주변국에 이해를 요구하는 조치가 충분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요미우리신문은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해 "더 미루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정부 결정에 힘을 실은 뒤, 삼중수소(트리튬)의 안정성에 대해 더 상세히 설명해 소비자의 불안을 제거하라고 요구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