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무슬림들은 라마단 단식 월(이슬람력 9월)을 맞이하여 지난 4월 13일부터 일제히 단식에 들어갔다. 집에서 머무는 건강한 성인 무슬림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동트기 전 미명의 새벽에 단식을 시작하여 해가 지는 일몰까지, 낮 시간 동안에 일체의 음식이나 음료, 부부 간의 성적 접촉을 금한다.
단식은 아랍어로 ‘사움(Saum)’ 또는 ‘시얌(Siyam)’이라고 하는데 이는 절제와 자제를 의미하며 단식기간 동안 식욕과 물욕, 성욕 등 인간의 본능에 의한 외적인 절제와 모든 사악한 것들에 대한 내적인 인내와 자제를 다 포함하여 금하는 것을 의미한다. 꾸란에는 단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인류를 위한 인도와 옳고 그름의 분명한 기준으로 라마단 달에 꾸란이 계시되었으니 너희 중 누군가 그 달을 맞이했다면 단식을 하라.” (02장185절)
하나님께서 믿는 사람들에게 삶의 새로운 충전을 위하여 선을 주도할 수 있는 특정한 기간들을 정해 주셨다. 그래서 이슬람은 자신의 본분을 알고 선한 삶을 살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예배와 단식 그리고 성지 순례와 같은 이슬람 의식을 실천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무슬림은 이러한 특정 기간들을 맞이하면 자신의 신앙을 확인하고 이를 실천함으로써 하나님의 가르침을 따르며 올바른 삶을 영위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만든다. 그래서 라마단 단식 월은 무슬림들에게 그 의미가 더욱 크며 이달을 맞이하는 무슬림들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라마단 달의 단식을 통해서 내적으로는 소홀했던 자신의 본모습을 되찾고 신앙을 재정립하는 기회를 가지며, 외적으로는 인내와 자제를 통해서 사회적으로 만연해 있는 비도덕적이고 비이성적인 악습들을 뿌리뽑는 계도기간을 가지기 때문이다. 무슬림들에게 단식이 의무화된 중요한 의미 3가지는 단식의 필요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첫째, 단식은 정신세계를 정화하는 데 그 의미를 둔다. 단식을 행하는 무슬림은 매일 근행하는 예배에 보다 충실해야 하며 단식 기간 중에 꾸란을 읽는 시간을 늘려 하나님의 가르침을 상기하고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1개월간 지속되는 단식은 신앙심 고취는 물론 진정한 회개를 통해 신앙인의 자질과 인내심을 키우는 수련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단식은 자신의 육체적 능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이다. 결코 짧지 않는 한 달 동안의 단식을 통해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육체적 한계를 체험해 자신이 누리고 있는 축복과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셋째, 자신의 정신세계와 육체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배고픈 사람들의 고통이나 아픔을 직접 체험해 봄으로써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자선을 베풀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 우리는 일상생활을 통해서 축적된 부를 여러 가지의 방법을 통하여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데 단식은 이러한 계기를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이 단식은 무슬림들에게 정신적, 육체적, 그리고 물질적으로 스스로를 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며 성공적인 단식으로 인하여 순수한 상태로 하나님 앞에 다시 설 수 있다는 믿음의 확신을 갖게 한다. 그래서 무슬림들에게 라마단 달의 단식은 하나님께서 베푸신 사랑이고 용서이며 구원이다. 또한 이슬람 공동체는 한 달간의 단식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희망찬 새 달을 맞이하여 공동체의 강한 유대와 결속으로 새로운 출발의 의미를 가진다.
라마단 단식 월의 진정한 이슬람적 가르침을 바르게 알고 자기 성찰과 회개를 통해서 무슬림 본연의 모습으로 하나님의 더 큰 사랑과 용서를 직접 체험하여 인류애를 실천하는 계기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