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1,900여 명이 지난 10년간 주로 주거 취약계층에 공급하는 LH 공공임대·공공분양 주택을 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임대 주택은 임대의무 기간(5ㆍ10년) 거주한 뒤 우선적으로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내 집을 마련할 기회여서 공급 물량의 70%는 다자녀 가구, 노부모 부양자, 신혼부부, 생애 최초 주택, 국가유공자 등에게 우선 공급된다. 그런데 공공임대 주택을 계약한 LH 직원이 233명이나 됐다. 특히 수도권(168건)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93명이 수원 광교지구에 몰려 있다. 또 1,600여 명은 공공분양 주택을 계약했는데, 이 역시 무주택 서민 등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을 위해 일반 분양보다 10~20% 싸게 공급한다.
LH 측은 공공임대 주택에 입주한 임직원들은 일반 계약자와 동일하게 적법한 입주 자격을 갖춰 정상적으로 입주했고, 공공분양도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2016년까지 6,000명 선을 유지하던 LH 임직원은 현 정부 들어 인원이 늘어 현재 9,500여 명 수준이다. 직원 5명 중 1명이 공공주택을 계약한 것이다. 지난 10년간 입사하고 퇴직한 경우를 고려하더라도, 주변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하는 공공임대ㆍ분양주택 계약 LH 직원 비율은 일반 국민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높다. 게다가 최근 LH발 투기 의혹처럼 친인척 등의 명의까지 들춰본다면 계약이 훨씬 더 늘어날 개연성도 크다. 설사 절차상 문제가 없었더라도 누구보다 제도의 맹점을 잘 아는 LH 직원들이 특혜를 누렸다는 지적은 부인하기 어렵다.
정부는 향후 1년간 공공주택 13만여 채를 공급하기로 하는 등 공공주택 공급을 전체 공급의 3분의 1까지 늘릴 계획이다.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거액의 혈세를 투여하는 공공주택 사업의 성패는 공급의 투명성이란 점에서 LH 직원의 공공주택 특혜 분양 의혹도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