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후 자신의 흔적이 묻은 상징적인 장소를 잇따라 방문하고 있다. 시급한 현안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부동산 문제를 챙기는 와중에도 10년 전 자신이 공들였던 공간을 점검하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1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120다산콜재단(옛 다산콜센터)을 찾아서 재단 운영 현황을 보고 받고 방역 상황을 점검했다. 120다산콜재단은 2007년 오 시장이 재임 시절에 "서울시 민원을 전화 한통으로 해결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범한 통합민원창구다.
오 시장은 "취임하자마자 가장 와보고 싶었다"며 "다산이란 이름은 정약용 선생의 호로, 그의 애민 정신을 이곳을 통해서 구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의 이날 현장 방문은 방역 현장을 챙기고 상담 직원들을 격려하는 동시에, 자신의 과거 정책을 복기하고 재차 알리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120다산콜재단은 제가 시장을 할 때 새롭게 시작했고, 서울시민들에게 가장 사랑을 많이 받는 제도가 됐다"고 뿌듯해했다.
오 시장의 흔적 찾기 행보는 선거 유세 때부터 이어져왔다. 지난 4일 재보궐 선거를 사흘 앞두고 오 시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서울 서초구 세빛섬을 찾았다. 세빛섬은 한강 반포대교 남쪽에 떠 있는 인공섬으로, 오 시장이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해 2014년 개장했다. 오 시장은 당시 "세빛섬을 만들며 오해도 많았고 비판도 꽤 받았지만, 이제 세빛섬이 정착돼 세빛섬을 찾은 누적인구만 4,000만 명"이라고 말했다.
22일 예정된 오 시장의 취임식 장소로 유력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재임 시절인 2008년 '디자인 서울'을 강조하며 착공해 2014년 완공된 건축물이다. 오 시장은 지난 2일 종로구 동묘벼룩시장에서 가진 유세에서 DDP를 자신의 업적으로 꼽으며 "추진할 때는 욕 많이 먹었지만 지금은 관광객들이 꼭 가보는 명소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