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제주대 사거리 4중 추돌사고로 중태에 빠진 피해자 가족의 헌혈 요청에 도민들의 발길이 이어져 감동을 주고 있다.
9일 대한적십자사 제주혈액원에 따르면 전날 사고 피해자 김모(21)씨를 위해 107명이 지정 헌혈에 참여해 혈액 4만2,800㎖가 모아졌다. 사고 버스 앞 좌석에 탑승하고 있던 김씨는 사고 당시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심폐소생술을 받아 가까스로 맥박을 되찾았지만, 여전히 위독하다.
김씨 아버지는 지난 8일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고 당시 딸이 피를 많이 흘리고, 긴급히 수술을 진행하면서 피가 많이 모자란 상황”이라며 AB형(RH+) 지정 헌혈을 부탁했다.
김씨 아버지가 올린 글은 도민들 사이에 순식간에 전파됐고,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도민들이 줄지어 제주혈액원과 헌혈의 집을 찾았다. 헌혈에 동참하려는 도민들이 밀려들면서 혈액원과 헌혈의 집 운영 시간은 1시간 연장됐다.
제주혈액원 관계자는 “평일 평균 70∼80건의 헌혈이 이뤄지지만, 어제는 두 배 많은 152명이 헌혈해 주셨다”며 “김씨 아버지의 글이 오후에 올라왔음에도 많은 분들이 헌혈에 동참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같은 도민들의 헌혈 행렬에 김씨의 아버지는 SNS에 다시 글을 올려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도움을 받아 버렸다. 이 은혜를 앞으로 어떻게 갚아야 할지 걱정이 앞설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딸은 수술을 무사히 끝내고 경과를 기다리고 있다. 당분간 쓸 혈액은 모였다”며 “앞으로 1주일이 고비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많은 분이 함께 걱정해주셔서 아마 금방 일어날 것 같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지난 6일 오후 6시쯤 제주시 아라1동 제주대 입구 사거리에선 버스 2대와 트럭 2대가 추돌해 3명이 숨지고 59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