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빠진 자리 꿰찬 허경영... 군소후보 유일한 1%대 득표율

입력
2021.04.08 08:40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 1, 2위 격차 크지만 3위
국민의당·열린민주당도 단일화로 후보 내지 않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가 군소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1%를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정의당이 빠진 자리를 허 후보가 꿰찬 셈이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허 후보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총 5만2,107표를 얻어 1.07% 득표율로 오세훈 당선자(57.50%),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39.18%)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1, 2위와는 큰 격차를 보이는 수치지만 이번 선거에 출마한 다른 군소 후보들 중에서는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허 후보 뒤를 이어 김진아 여성의당 후보가 0.68%,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 0.48%, 신지예 무소속 후보 0.37%, 송명숙 진보당 후보 0.25%, 이수봉 민생당 후보 0.23%, 오태양 미래당 후보 0.13% 등의 득표율을 보였다.

득표율 1%대 기록은 허 후보로서도 처음이다. 1997년 15대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0.15%의 득표율을 얻은 적이 있고, 2007년 17대 대선에선 경제공화당 후보로 득표율 0.4%를 기록했다.

이는 정의당이 당대표 성추행 사태로 공천을 포기해 후보를 내지 않은 데다, 국민의당과 열린민주당이 각각 진영별 후보 단일화에 나선 상황에서 3위 자리를 채운 것으로 풀이된다.

허 후보는 이번 선거의 공약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미혼자에 매월 연애수당 20만 원을 주는 연애 공영제와 결혼·주택자금 1억5,000만 원 지급, 출산수당 3,000만 원, 부동산 보유세·재산세 폐지 등 파격적인 공약을 제시했다.

하지만 기이한 언행을 일삼은 허 후보가 서울시장 개표 결과 3위에 올라선 것을 두고 국민이 느끼는 정치 염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는 시각도 있다.

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