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처리 문제와 관련, 각료회의 개최를 예고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이날 어민단체인 전국어업협동조합(전어련)의 기시 히로시 회장과 회담하고, 13일에는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을 의장으로 하는 관계 각료회의를 열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0월에도 해양 방류와 관련한 정부 결정을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전어련이 반대해 보류했다. 스가 총리는 6일 밤 방송에 출연해 "(오염수 문제를) 언제까지나 방치해 둘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기시 회장과 "확실히 서로 의견을 교환하겠다"고 밝혔다.
13일 각료회의에선 당장 방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처분 방법이나 '풍문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풍문 대책이란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에서 방사능 물질을 걸러낸 물(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도 방사능 위험이 있다는 우려로 수산물 구입을 꺼리는 등의 현상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말한다.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원자로 시설에 빗물이나 지하수가 유입돼 매일 140톤의 방사능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포함된 세슘 등 방사성 물질을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걸러내 보관 중인 물의 양이 약 125만 톤(탱크 약 1,000기분)에 이른다. 오염수는 지금도 계속 발생하고 있어 내년 가을에는 부지에서 보관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렇게 걸러낸 물에 트리튬(삼중수소)이 포함돼 있지만, 여기에 다시 물을 섞고 농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춰 방류하면 국제 기준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국 등 다른 나라의 원전도 비슷한 방식으로 방류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 시민단체는 오염수를 처리한 물에 트리튬 이외의 방사성 물질도 포함돼 있는데 그 양과 종류를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 않다며 방류에 반대하고 있다. 어민들도 소비자들이 수산물 소비를 기피할 수 있다며 반대해 왔다. 한국 등 해외의 시선도 있는 만큼 일본 정부가 최종적으로 해양 방류 결정을 하더라도 도쿄올림픽 이전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