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중 경기 하남 교산과 인천 계양지구 토지 보상 작업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해당 지역의 보상을 끝낸 토지 비율이 50%를 넘어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땅 투기 여파로 토지에 대한 인기가 급상승해, 지주들이 금전이 아닌 대토 보상을 받으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됐다.
6일 LH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보상에 들어간 교산신도시(면적 649만㎡)는 이날 기준 토지 보상률이 56%로 3기 신도시 6곳 중에서 가장 빠르다. 특히 지난달 말 1차 로 567명이 9,000억 원을 대토 보상으로 신청하면서 보상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이는 교산신도시 전체 토지 보상 추정 금액인 6조 원의 15%에 달한다. 대토 보상은 토지주가 자신의 땅을 내놓는 대신, 그 대가로 개발된 지구 내 택지 등을 대신 받는 방식이다.
LH가 이달부터 대토 보상 계약에 나설 방침이어서 조만간 토지 보상 비율은 60%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LH가 추가로 두세 차례에 걸쳐 대토 보상 신청을 받을 예정인 만큼 당초 정부가 목표로 세운 60%(4조 원)에도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목표액의 19.5%를 기록 중이다.
인천 계양(333만㎡)의 토지 보상 비율도 54%로 절반을 넘었다. 지난달 초 39%에서 한 달 만에 15%포인트나 상승했다. 한 달새 대토 보상 신청자가 몰리면서 전체 보상 비율을 끌어올렸다. LH는 지난달 8일부터 계약한 대토 신청자의 보상액도 전체 토지 보상 실적에 합산하고 있다. 최근엔 2차 대토 보상 신청에 들어갔다. 현재 전체 토지보상 추정액인 1조 원의 10%가 대토 보상으로 계약됐다.
LH는 교산과 계양의 토지보상 이행률을 고려할 때 대토 보상 비율이 예전 지구(구리갈매역세권 21% 등)와 비교해 비슷하거나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지주들 사이에서도 대토 보상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이태범 하남교산지구 고향지키기 주민대책위 사무국장은 “지난 1년 새 집값 등 부동산 값이 급격하게 오르는 바람에 현재 받는 보상비로는 인근에서 같은 규모의 땅과 집을 얻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런 문제로 인해 대토 보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남시 아파트는 매매가격은 20%, 전세가격은 50% 넘게 상승했다.
LH 관계자는 “현금보다는 부동산을 소유하는 게 이득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대토 보상 신청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어 5월 수용절차 개시 전까지 협의보상 비율이 60%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