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5일 "더불어민주당이 정의당의 앞길을 막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당 대표단 회의에서 민주당의 4·7 재보선 지원 요청 거절 의사를 밝힌 여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도 자기들이 정의당에 어떤 행위를 했는지 알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지원 요청하기에 염치가 없을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여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민주당은 위성 정당을 만들어 양당 기득권 정치 체제를 더욱더 공고히 했다"며 "민주당의 정치 행태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대 국회 당시 정의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통과 과정에서 민주당과 입법 공조를 이룬 사실을 거론하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국민들의 다양한 가치를 가진 정당들이 국회에 진출해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게 하고 국민들로부터 받은 정당 지지율만큼 의석을 갖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것을 국민의힘이 위성 정당을 만든다고 해서 의석을 저지하기 위해서 했다"며 "완전히 꼼수고 정치 개혁을 무력화 시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 대표는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서도 "지난해 말 우리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당력을 쏟을 때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으로서 기업 측 입장에서 사실상 법의 실효성을 거의 무력화시킨 당사자"라고 재차 비판했다. 이어 "지금도 노동자들이 산업 현장에서 하루 예닐곱 명이 희생되는 등 현실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며 "대부분의 중대 재해가 일어나는 50인 미만 사업장을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시켜 실효성을 완전히 무력화시킨 것은 민주당 정부의 노동자에 대한 인식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여 대표는 민주당의 공식적인 4·7 재보선 지원 요청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그가 정의당 대표로 선출된 지난달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 대행이 에둘러 힘들다는 표현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민주당이) 진즉에 민생에 집중했어야 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통을 해결할 손실보상법이 국회에 계류 중인 채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급하게 처리한 것 등이 민심 이반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갇혀 있던 '보수와 진보' 프레임에서 벗어나 기득권 바깥에 배제돼 있는 국민들과 손잡고 정치 새 판을 짜는 것"이 정의당의 계획이다.
여 대표는 "정의당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내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당의 결정은 여전히 존중돼야 하고 출마는 안 하지만 정의당의 가치까지 불출마한 것은 아니다"며 "진보 정당을 표방하는 후보들이 여럿 되는 만큼 이들과 함께 한국 사회에 반기득권 정치 동맹을 만드는 맹아를 만들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