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랑말이 된 종이 도시락백'…진화하는 창의적 격리 생활

입력
2021.04.05 17:00
호주 소품 전문가, 격리 중 종이백으로 조랑말 제작
이스라엘 갤러리, '격리' 통해 작품 발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로 예방적 자가 격리가 일상화하면서 극한 상황에서 창의력이 빛을 발한 소식이 종종 전해진다. 영국 가디언은 5일(현지시간) 창의력과 재치로 독특한 창작물을 만들어 낸 호주 시드니 출신 영화 소품 전문가 데이비드 매리엇의 사례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매리엇은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부친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최근 귀국했다. 매리엇은 브리즈번의 한 호텔에서 14일 동안 격리해야 했고, 호텔에서 머무는 동안 음식물을 담는 데 쓰인 종이백으로 조랑말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그는 매일 세 끼 식사에서 나온 종이백과 다리미판·탁상등·테이프 등 호텔 방에 있는 물품을 이용해 조랑말 '러셀'을 만들었다.

매리엇은 "나는 영화계에서 한평생 소품을 만들어 왔다"며 "격리 중 새로운 기회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창작품 덕분에 어머니가 웃음을 찾았다"며 "지금 사람들에게는 약간의 웃음과 사기 진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나의 예술이 사람들에게 코로나19 격리 기간을 창의적으로 보내는 방식에 대한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예술의 한 방식이 된 자가 격리'

이처럼 코로나19 자가 격리 중에도 창작 열정이 꺾이지 않는 일부 예술가들의 SNS 공유물이 화제가 되는 가운데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콜 하옷 갤러리는 예술가들이 48시간 동안 격리돼 작품을 제작하게 하는 프로젝트를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이스라엘 일간 타임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1월부터 3개월 동안 48명의 예술가들이 갤러리가 지정한 공간에 갇힌 채 먹거나 자는 시간 외에는 창작에 매달려야 했다. 갤러리 측은 "48명의 예술가를 모으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200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