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로 예방적 자가 격리가 일상화하면서 극한 상황에서 창의력이 빛을 발한 소식이 종종 전해진다. 영국 가디언은 5일(현지시간) 창의력과 재치로 독특한 창작물을 만들어 낸 호주 시드니 출신 영화 소품 전문가 데이비드 매리엇의 사례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매리엇은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부친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최근 귀국했다. 매리엇은 브리즈번의 한 호텔에서 14일 동안 격리해야 했고, 호텔에서 머무는 동안 음식물을 담는 데 쓰인 종이백으로 조랑말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그는 매일 세 끼 식사에서 나온 종이백과 다리미판·탁상등·테이프 등 호텔 방에 있는 물품을 이용해 조랑말 '러셀'을 만들었다.
매리엇은 "나는 영화계에서 한평생 소품을 만들어 왔다"며 "격리 중 새로운 기회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창작품 덕분에 어머니가 웃음을 찾았다"며 "지금 사람들에게는 약간의 웃음과 사기 진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나의 예술이 사람들에게 코로나19 격리 기간을 창의적으로 보내는 방식에 대한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자가 격리 중에도 창작 열정이 꺾이지 않는 일부 예술가들의 SNS 공유물이 화제가 되는 가운데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콜 하옷 갤러리는 예술가들이 48시간 동안 격리돼 작품을 제작하게 하는 프로젝트를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이스라엘 일간 타임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1월부터 3개월 동안 48명의 예술가들이 갤러리가 지정한 공간에 갇힌 채 먹거나 자는 시간 외에는 창작에 매달려야 했다. 갤러리 측은 "48명의 예술가를 모으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200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