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할 때 찍은 불법 촬영물을 지워주겠다며 전 여자친구를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와 이른바 '강서구 데이트폭력 살인미수 사건'으로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이상주)는 2일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3년을 명령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A씨는 연인이었던 피해자를 상대로 오랜기간 강간과 폭행, 협박 등 범죄를 저질렀다"며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는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호소하고 피고인의 엄벌을 청구하고 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는 점은 감안해 양형을 조정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청구한 신상정보 공개와 전자장치 부착 명령 등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지난해 6월 서울 강서구에서 교제할 당시 찍은 불법 촬영물을 삭제해주겠다며 전 여자친구를 불러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사건 당일 맨발로 가까스로 탈출해 경찰에 신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곧바로 A씨를 체포했다.
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의 지인이라는 글쓴이가 "강력한 처벌을 촉구한다"며 올린 국민청원 글에는 21만 2,867명이 동의했다. 청와대는 "성폭력 범죄 처벌을 위한 노력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엄정 수사 및 피해자 보호 기조를 다시 한 번 점검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