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용산참사 책임이 철거민들에게 있다고 한 오세훈 후보의 발언에 대해 "더 세심했다면 좋았겠지만 표심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오 후보가) 좀 더 세심하게 발언할 필요가 있었는데 이에 대해 아쉽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 후보의 발언이) 표심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며 "그제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동요를 개사한 노래가 많이 돌아다니는데 '우리 집에 왜 왔니'를 '투표장에 심판하러 간단다', '이번 선거 왜 하니, 민주당에 물어봐 성추행'이란 가사가 놀이처럼 돌아다닌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다만 "시장을 하려고 하면 상처를 입은 분들,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따뜻한 연민이 앞장서야 한다"며 "오 후보 측에서 나중에 사과도 했고 그런 뜻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좀 더 세심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용산참사를 둘러싸고 시각이 두 가지가 있을 수 있지 않냐"면서 "선거 때는 말 한마디도 각별히 주의하고 누구에겐 상처를 줄 수 있는 말은 하지 않아야 한다. 말 한마디를 뒤집어 상대방을 공격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앞서 지난달 31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용산참사에 대해 "과도하고 부주의한 폭력행위 진압을 위한 경찰력 투입으로 생겼던 사건"이라고 발언했다.
용산참사 피해 유가족들은 이튿날 용산기억전시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7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 일대를 대규모 개발 광풍으로 몰아넣어 2009년 용산참사가 발생했다. 제2, 제3의 용산참사가 올 것 같아 두렵다"며 오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오 후보는 이날 종로노인복지관을 방문한 뒤 취재진과 만나 "경위를 막론하고 공권력이 투입되는 과정에서 좀 더 주의하고 신중했다면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과했다.
주 원내대표는 오 후보에 대한 내곡동 처가 땅 특혜 의혹도 표심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개발하기로 결정했고, 오 후보 친척의 땅이 제외됐다면 특혜가 될 수 있다"며 "더불어민주당과 박영선 후보 측이 집요하게 네거티브를 해 부정적 인식을 심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시민들 의견을 들어봐도 '오 후보가 시장 시절 자기 땅이 수용 안 되는 걸 끼웠다거나 이런 게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걸 많이 들었다"며 "이것이 투표에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소속 의원에 대한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의뢰했는데 국민의힘은 그럴 계획이 전혀 없느냐'는 질문에 "저희는 민주당에 국회 특별위를 만들어 서로 교차 검증하자고 했는데 민주당은 권익위에 의뢰했다. 권익위는 조사 권한이 전혀 없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농지 취득이나 부동산 특혜성 취득이 문제가 되니 이걸 희석하기 위해 이런 발상을 요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서울 서초구 반포아파트의 임대료를 23.3% 올렸다는 보도와 관련해 "21대 국회가 개원되기도 전 일로 주위 시세에 맞춰서 그렇게 했던 것"이라며 "낮게 받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다. 시장 원리에 따라 가격이 형성되는 걸 혼자 이탈해 특별히 낮거나 높게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다만 박주민·조응천 민주당 의원과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임대차 3법 처리 전 임대료를 올린 것과 관련해 "(임대료 인상률을) 5%를 넘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던 사람들이 (법안 처리) 직전에 자기들 주장과 달리 했던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부터 진행된 사전투표와 관련해 "투표율이 이전보다 많이 높을 것이라고 본다. 국민이 분노하고 있어 꼭 투표하겠다는 분들이 많다"며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국민의힘에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