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에즈운하에서 좌초해 전 세계적 물류 경색을 불러 일으켰던 에버기븐호의 운항사가 좌초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에버기븐에 실렸던 화물의 지연 말고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에버그린은 운항사인 만큼 책임은 선주에게 있다는 이야기인데 적어도 10억달러(약 1조1,310억원)으로 추정되는 배상에서 자신들은 빠지겠다는 이야기다.
셰후이취안(謝惠全) 에버그린 사장은 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에버기븐호 사고 관련 배상 문제에 대해 “우리는 운항사이기 때문이 일절 책임질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로 인한 배상책임이 전적으로 선주인 일본 쇼에이(正榮)기선에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셰 사장은 “에버기븐호 사고는 수송 중에 일어났으며 그럴 경우 계약상 선주가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는 근거를 댔다. 또 셰 사장은 “에버그린이 책임을 지는 건 (에버기븐에 실린) 화물 자체뿐이며 이는 보험회사가 보증한 범주 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에버기븐 좌초로 추정되는 손실액은 최소 10억달러에 달한다는 것이 일반적 예측이다. 오사마 라비 이집트수에즈운하청(SCA) 청장은 지난달 31일 이집트TV 인터뷰에서 에버기븐 좌초 사태로 인한 피해액을 산출할 예정이며 일단 1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집트 당국은 일단 선박을 소유한 일본 쇼에이 기센에 피해 배상을 요구할 전망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29일 SCA가 쇼에이기선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며 양 측과 보험사가 보상 규모를 합의할 수도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