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박영선 믿지마라"...사전투표 앞두고 '강북 민심' 흔들었다

입력
2021.04.0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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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후보가 된다고 올린 공시지가를 내려줄 것으로 믿습니까."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사전투표 시작을 하루 앞둔 1일, 국민의힘 당세가 약한 성북구와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등 강북벨트를 찾았다. 강북벨트를 찾은 오 후보는 부동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현 정부 들어 급격히 상승한 집값과 공시지가 때문에 흔들리는 강북 민심까지 끌어모아, 선거 승기를 굳히겠다는 차원에서다.

이날 먼저 성북구 길음동 유세에 나선 오 후보는 "선거가 끝나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임대차3법을 폐지하고, 올린 공시지가나 재산세를 내리고, 부동산 가격을 제자리에 갖다놓을 수 있다고 믿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성북구가 강남 개발 전에는 가장 좋은 주택구였는데 투자가 조금씩 떨어지면서 낙후됐다"고 지적했다.

노원구 경의선숲길 유세에서도 오 후보는 부동산 문제를 꺼내들었다. 그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서울에서 노원구가 가장 많이 오른 것을 아느냐. 무려 33.99% 올랐다"고 강조하면서 "노원구 주민들은 나중에 재산세도 내야 하고 종부세 내야 하고 건강보험료도 그만큼 오른다. 여러분 주머니 훑어갈 텐데 용서해서 되겠느냐"고 호소했다.

오 후보가 사전투표 시작 전날 강북벨트에 집중한 것은 여당을 향해 있던 지역 민심에 최근 균열이 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15일 정부가 발표한 서울시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 평균은 19.91%였다. 하지만 이날 오 후보가 찾은 성북구(28.01%), 도봉구(26.19%), 강북구(22.37%) 등을 이를 웃돌았다. 오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이날 "오 후보는 10년 전 현역 시장일 때도 강북 지역 균형발전에 공을 들였다"며 "이를 구현할 후보라는 점을 다시 각인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약한 지역인 만큼 이날 오 후보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금태섭 전 의원 등과 '원팀'을 이뤄 선거운동에 나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전투표일 전에 당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뜻을 모은다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또 앞서 이날 오전에는 종로구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아 노인들과 복지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공식선거운동 초반 2030세대에 집중했지만, 사전투표 등을 앞두고 상대적으로 스킨십이 부족했던 노인층을 찾아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원다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