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종영 3주년①] '무야호' 역시…2021년 예능 트렌드에도 빼놓을 수 없는 '무한도전'

입력
2021.03.31 15:01


'무한도전'이 종영 후에도 방송계에서 뜻깊은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여전히 '국민 예능'이자 많은 이들의 '인생 예능'으로 기억되는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종영된지 정확히 3년이 지났다. 지난 2006년 5월 6일부터 2018년 3월 31일까지 13년 동안 방송된 '무한도전'은 다양하고 새로운 특집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모두 전해주며 방송가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이에 종영 후에도 꾸준히 시청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면서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3년 간 펼쳐진 다양한 '무한도전'을 통해 '평균 이하'로 소개된 멤버들은 수많은 연예대상 트로피를 휩쓴 국가대표 방송인으로 자리매김했고, 가요제, 추격전, 스포츠 특집 등은 리얼 버라이어티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배달의 무도'와 '위대한 유산' 등 예능이 전할 수 있는 메시지도 확장시켰으며, 게스트로 나선 국내외 톱스타들의 또 다른 매력도 찾아냈다. '무한도전'이라 가능한 성과였다.

이렇듯 예능 그 이상의 역할을 해온 '무한도전'이기에 2021년 방송계에서도 그 의미가 남다르다. '무한도전'에서 나온 유행어와 캐릭터 및 '짤'들이 방송사를 불문하고 다양하게 활용되기 때문이다. 최근 가장 핫한 밈(meme) 중 하나인 '무야호'의 기원 역시 '무한도전' 알래스카 특집이다. 이에 당시 방송을 즐겼던 대중은 물론, 새롭게 유입된 시청자와 네티즌 또한 '무한도전' 파워를 실감하고 있다.

1차적인 활용 외에도 '무한도전'은 고정된 포맷 없이 매번 새로운 특집을 선보이며 예능계의 판도 자체를 바꿨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그 특집 가운데는 '추격전'처럼 멤버들의 케미스트리를 느낄 수 있는 웃음 가득한 편도 있었고, '가요제'처럼 일정 주기를 두고 시즌제로 진행돼 기다림까지 유발한 편도 있었다. 예상 못한 에피소드의 흥행은 방송계 모두가 지켜보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찾게 됐다.

무엇보다 사회적인 화두를 던지는 특집들은 단순한 예능적인 재미를 넘어 감동과 울림을 선사했다. '무한도전'만의 공익적인 특집은 시청자들에게 특히 와닿았고, 긍정적으로 사회적인 변화를 이끌기도 했다. 김태호 PD 또한 '무한도전' 종영 기자간담회 당시 "저희가 받은 사랑 만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1년에 한 편 정도는 이런 임무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는 의미를 직접 밝힌 바 있다.

시청자들의 오랜 사랑을 받았고, 현재는 그 사랑이 또 봐도 재밌는 즐거움과 그리움으로도 이어진 만큼 '무한도전'은 예능계의 가장 좋은 레퍼런스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무한도전' 이후에도 예능계의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무한도전'의 여러 특집이 남긴 메시지는 여전히 유의미하다. 그래서 '무한도전'은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 그리고 방송 관계자들의 머릿속에 항상 함께하고 있다.

이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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