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대한민국에 작은 중국을?" 강원 차이나타운 반대 국민청원

입력
2021.03.30 15:45
청원글 올라온 지 하루 만에 13만여 명 동의 
"동북공정 중국에 한국 땅 주지 말아야" 주장  
강원도 "민간 주도 사업, 도 예산 투입 없다" 해명

드라마 '조선구마사'에서 촉발된 반중(反中) 감정의 불똥이 강원도가 추진하는 한중문화타운(차이나타운) 건설 사업으로 튀었다. 온라인에서는 국민들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사업이라는 비판이 비등한 가운데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와 하루 만에 약 13만 명의 동의를 받았다.

글쓴이는 "강원도에 차이나타운 건설을 강력하게 반대한다"면서 "중국문화타운이 착공 속도를 높인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한중관계에 있어 교류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사고"라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왜 대한민국에 작은 중국을 만들어야 하나"라며 "국민들은 대체 왜 우리나라 땅에서 중국의 문화체험 빌미를 제공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으며 단호하게 반대하는 바다. 중국에 한국 땅을 주지 말라"고 강조했다.

글쓴이는 이어 춘천 레고랜드 인근에 호텔 건설을 추진 중인 것도 문제 삼았다. 그는 "춘천의 중도선사유적지는 엄청난 유물이 출토된 세계 최대 규모의 유적지이다"라면서 "이렇게 가치로운 곳을 중국인이 없앤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고이며 우리의 역사가 그대로 묻히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글쓴이는 그러면서 한중문화타운 사업에 대한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국민들과 강원도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설을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여쭙고 싶다"며 "혹여나 중국 자본이 투입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절대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으며 용납 불가능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국민들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자국의 문화를 잃게 될까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얼마 전에는 중국 소속사의 작가가 잘못된 이야기로 한국의 역사를 왜곡하여 많은 박탈감과 큰 분노를 샀다. 계속해서 김치, 한복, 갓 등 우리의 고유한 문화를 약탈하려고 하는 중국에 이제는 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청원에는 30일 오후 3시 기준으로 13만 명에 육박하는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청원 이후 30일 동안 20만 명 이상 동의를 받으면 정부 및 청와대 책임자가 나서 답변을 하게 된다.

강원도 측 "주거시설 아닌 관광시설"

강원도는 때아닌 반대 여론에 난감한 기색이다. 강원도 측은 한중문화타운 설명 자료를 통해 "해당 사업은 춘천, 홍천 일원 약 120만㎡ 부지에 한중문화와 정보통신(IT) 신기술을 접목한 테마 관광지"라고 해명에 나섰다. 주거 목적 시설이 아닌 관광시설이며 선사유적지 안에 조성되는 사업도 아니어서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해명에도 강원도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누구를 위한 차이나타운인가" "왜 하나같이 중국에 쩔쩔매는 것인가" "다시 역사 강탈을 하려고 할 것" 등 규탄글이 이어지고 있다.

손효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