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개월' 임기의 시장이라 공약이 부실했을까.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공약에 대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임기 내 실현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29일 박 후보와 오 후보의 공약과 소요 재원 등에 대한 회신을 받아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먼저 박 후보가 내놓은 공약은 59개였다. 전체 약 4조 원이 투입되는 공약 중 가장 많은 재원은 서울시민 1인당 10만 원씩 재난지원금 지급이 들어간 '건강하고 행복한 공동체 서울'(1조2,410억 원)이었다. 핵심 공약인 '21분 컴팩트 도시 서울' 공약과 '친환경 스마트 교통체계 구축' 사업 등은 각각 72억 원과 100억 원 등을 소요비용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전체 비용이 아니라 언제든 예산이 늘어날 수 있는 항목이라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공약을 확정하지 않아 10대 핵심공약 중 일부를 대상으로 소요비용을 추계했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오 후보가 제시한 10대 공약에 대한 예산도 '전면실시'가 아닌 2021년 '시범실시'로 조건을 제한해 정확한 추계가 어렵다고 봤다. 안심소득제도(46억 원)와 상생주택 공급(30억 원) 등 대부분의 공약이 전면 실시될 경우, 이에 대한 예산은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폭력 제로 서울시' 항목에 투입될 예산도 "관련 예산 통폐합"이라고 해 구체성이 떨어졌다.
두 후보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정책 지속성에 대해서도 입장이 확연히 달랐다. 박 후보는 폐기할 공약은 없지만 ‘외국인 창업지원’ 등 65개 정책(28%)에 대해서는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오 후보는 박 전 시장이 주도한 229개 정책 중 ‘동 주민자치제도 혁신’ 등 22개를 폐기하고 149개를 보완하겠다고 했다. 10년간 박 전 시장이 추진한 서울시 정책의 75%에 해당하는 구상이다.
두 후보의 공약 가계부를 분석한 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이날 “차기 서울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은 올해 하반기 인사 정도”라고 말했다. 공약 실행을 위한 예산은 올해 12월 서울시의회와 국회를 통과해야 확보 가능하다. 예산을 따낸다 하더라도, 내년 6월 서울시장 선거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정책 집행 및 소요예산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 크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