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여 명의 아시아인들이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 길거리에 나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한국인들이 자랑스럽다"는 연대의 물결이 이어졌다.
2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LA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LA한인회 등 40여 개 한인 단체가 주관한 행사에 2,000여 명이 집결해 한인타운 인근 올림픽대로를 행진했다. 시위대의 행진에는 '아시아인 증오를 멈춰라(Stop Asian Crime)', '아시아인 목숨도 중요하다(Asian Lives Matter)'를 외치는 구호 소리와 북소리가 허공을 가득 메운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안정의진흥연대, A3PCON, 아시안 청년센터, 리틀도쿄 서비스센터 등 아시아계 인권·청년단체들과 LA 흑인 커뮤니티의 중심인 제1흑인감리교회 소속 신도들, 히스패닉 단체인 호미스 유니도스, LA 지역 최대 노동자 단체인 LA카운티 노조연합, 에티오피아계 단체 '위캔파운데이션' 등이 행진에 참여했다.
LA 인근 오렌지카운티에서 차를 몰고 집회에 참석한 베트남계 캐럴린 다오는 "나는 모든 증오에 질렸다"며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을 보는 건 역겹다"고 매체에 전했다.
LA 한인연합회의 부회장인 스티브 강은 "아시아 증오범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에도 있었지만 백악관 고위층의 '중국 바이러스'와 같은 언어 사용 이후 악화했다"며 "더 이상 우리는 침묵할 수 없다. 애틀랜타 사건이 많은 이들에게 마지노선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위 참가자 캐시 우는 "저희 어머니는 저를 이곳에 데려왔을 때 '여기는 자유의 땅이고 아메리칸 드림은 이뤄질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면서 "하지만 지금 우리의 부모님들은 공격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SNS에서도 이날 현장이 담긴 사진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트위터에서 한 누리꾼은 "꽹과리를 치는 건 완벽한 시위 방법이다"라고 했다. 이 외에도 "나도 함께하고 싶다" "한국인들은 강하다. 내가 그들을 사랑하는 이유다" 등의 응원이 이어졌다.
그러면서도 "아시아인들은 지난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때 함께했어야 한다. 나는 그때 운동 당시 어떤 아시아인들도 함께한 것을 보지 못했다"는 시비조의 누리꾼 반응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