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44)씨는 20대 때부터 눈에 이물감이 느껴져 거울을 보면 까만 눈동자를 흰자위가 날개 모양처럼 덮는 충혈이 사라지지 않았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어느 날부터 눈이 자주 아프고 이물감이 심하고 충혈이 동반됐다. 안과에서 검사한 결과, ‘익상편(翼狀片ㆍpterygium)’ 진단을 받았다. 치료하고 수술도 세 차례나 받았지만 계속 재발했다. 게다가 익상편이 점점 더 커지고 두꺼워져 사물이 둘로 보이는 복시(複視)까지 생겼다.
익상편은 눈의 흰자위 결막 조직에서 생긴 섬유 혈관성 조직이 각막을 덮으면서 증식하는 질환이다. 흰자위에서 눈동자로 삐죽하게 증식하는 모양을 보고 ‘날개 모양의 조각’이라는 뜻으로 ‘익상편(翼狀片)’이라고 부른다. ‘군날개’라고도 한다.
익상편은 40세 이상에서 8.9%이고, 60세 이상에서는 16.0%나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익상편으로 수술한 환자는 2만9,780명이다.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외부 활동이 많은 30~40대 환자도 적지 않다.
김경우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는 “익상편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외선 노출, 건조함, 외부 이물에 장기적으로 노출, 유전 요인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진행성 눈 질환인 익상편은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하지만 수술 후 재발률이 매우 높아 수술 방법의 적절한 선택과 세심한 수술이 중요하다. 질병 특성상 수술 후 재발률이 매우 높으며, 단순 절제술 후 80~90%까지 재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김경우 교수는 “익상편은 단순히 각막을 덮거나 충혈이 돼 미관상 문제를 일으키는 것뿐만 아니라 진행 시 각막 변형을 일으켜 난시를 일으켜 시력이 떨어질 수 있고, 증상이 심해져 동공을 가린다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익상편은 또한 섬유 혈관성 증식 조직이므로 혈류가 풍부해 다양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익상편은 염증을 동반하면 더 빨리 자랄 수 있고 심한 충혈과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 염증이 심해지면 환자는 원인 모를 눈의 지속적인 불편감과 이물감으로 고통을 받기도 한다.
초기 익상편은 약물 치료하며 염증을 조절하면서 진행 속도를 늦추고 충혈을 완화할 수 있다. 익상편이 악화돼 수술을 고려한다면 익상편 크기, 두께, 혈관성, 눈꺼풀-눈알 유착, 안구운동장애 등을 고려해 익상편 중증도를 평가한다. 이 밖에 환자 나이, 안구건조증 및 마이봄샘 기능장애 등 동반 눈 질환 유무와 류머티즘 질환, 간염, 켈로이드성 피부 체질 등 비안과적 영역에서의 전신 평가도 시행해 재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적의 수술법을 택하게 된다.
김경우 교수는 “익상편이 크거나 재발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 주변의 건강한 윤부 결막인 줄기세포가 풍부한 부위 조직을 자가 이식하거나 절제 부위에 세포증식 억제 약물을 바르는 치료를 병행하고, 빠른 회복과 재발 억제를 위해 양막 이식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