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기가 보는 앞에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강국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1월 취임 뒤 두 달여 만의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65일째인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처음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국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내 눈앞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 규범이나 공정한 경쟁ㆍ무역 등 원칙에 따라 움직일 것을 중국에 요구하겠다며 남중국해와 대만 등을 거론했다. 더불어 미국은 인권ㆍ자유를 중시한다며 홍콩과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 침해를 언급했다.
그는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전제 정치를 미래의 추세로 여기는 데다 민주적 뼈대가 없는 인물이지만 똑똑한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도 피력됐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미래와 관련해 “내 계획은 대선에 출마하는 것”이라며 “그것은 나의 기대”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 대통령 중 최고령인 78세로 취임한 만큼 단임에 머무르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관측을 불식시킨 것이다. 그는 재선에 도전한다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러닝메이트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야당에는 각을 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2024년 대선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생각을 해 보지 않았다. 모른다. (그때) 공화당이 존재할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공화당의 투표권 제한 움직임에 대해서는 ‘비(非)미국적’이라며 “구역질이 난다”고까지 했다.
다만 공화당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민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폐지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거대한 남용이 이뤄져 왔다면서도 폐지를 원치는 않는다고 밝혔다.
남부 국경 지대에 몰려드는 불법 이민자들 때문에 시험대에 오른 이민 정책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對)이민 강경 대응 기조를 뒤집은 데 대해 사과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최근 남부 국경 이민자 급증 현상이 자신이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라 계절적 요인으로 매년 초 일어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보호자 없이 월경하는 아동들에 대해서는 “그들이 국경에 도착하면 굶어 죽게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프가니스탄 미국과 관련해서는 시한인 5월 1일에 맞춰 철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다만 “거기 오래 머무는 게 내 의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내년에도 미군이 아프간에 주둔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도 “그럴 거라고 상상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문답에 앞서 취임 100일이 될 때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억회 접종을 달성하겠다는 새 목표를 제시했다. ‘취임 100일까지 1억회 접종’이라는 당초 목표가 취임 58일째에 조기 달성된 데다 초기 시행착오 탓에 부진했던 백신 접종 속도전이 이제 본궤도에 올랐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제 성장과 관련해서는 “올해 전망치를 크게 상향 조정한 기관들이 이제 국내총생산(GDP) 대비 6% 성장을 넘어설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