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채소를 먹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특히 우리 국민은 상추ㆍ깻잎을 비롯해 청경채ㆍ호박잎ㆍ케일ㆍ미나리 등 생으로 섭취하는 쌈채소를 다양하게 즐긴다. 쌈채소는 가열ㆍ조리 과정을 거치지 않아 영양소 파괴 없이 채소의 비타민ㆍ무기질 등의 영양 성분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다. 하지만 생식으로 먹기 때문에 병원성 대장균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쌈채소를 안전하게 섭취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쌈채소에 대한 소비자 취급 현황을 조사한 결과, 보관법에서 우려되는 점이 있었다. 구매 후 섭취까지 소요 기간이 3일 이내인 경우가 39.1%, 5일 이내인 경우는 18.8%였지만 6일 이상 보관하면서 섭취하는 비율도 42.1%로 높았다. 응답자 대부분이 구입 후 냉장 보관을 하고 있었지만, 상온에 보관한다고 응답한 사람도 7.5%에 달했다. 이 가운데 6일 이상 장기 보관하는 경우도 있었다.
식약처는 시중에 유통 중인 샐러드용 채소류를 구입해 대장균ㆍ황색포도상구균을 인위적으로 오염시킨 후 보관 온도별로 균수의 증가 정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냉장 온도(4, 10도)에서 대장균은 4~10일, 황색포도상구균은 2~3일 동안 증식이 억제됐다. 하지만 상온(25도)에서 대장균은 3시간 후에, 황색포도상구균은 14시간 후에 2배가량 증가했다.
그렇다면 쌈채소를 보관할 때는 세척하는 것이 좋을까. 2018년 식약처가 채소류를 실온에서 12시간 동안 보관하며 유해균 변화를 조사한 결과, 세척한 부추의 경우 인위적으로 오염시킨 병원성대장균은 평균 2.7배 증가했다. 하지만 세척하지 않고 냉장 보관한 경우에는 식중독균 수의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채소류 표면에는 외부에서 침입한 미생물을 방어하고 감염을 예방하는 ‘상재균’이 존재하는데, 세척 과정에서 상재균이 제거돼 유해균에 대한 방어 능력이 줄어들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쌈채소를 건강하게 섭취하려면 다음의 3가지를 반드시 기억하자. 첫째, 세척한 후 바로 섭취하기. 둘째, 부득이하게 보관할 때는 씻지 않고 흙이나 이물질만 제거한 후 보관하고, 세척한 후에는 밀폐용기나 비닐팩 등에 담아 공기를 차단하고 반드시 냉장 보관하기. 셋째, 냉장 보관 중인 쌈채소도 가급적 3일 이내에 섭취하기. 이 3가지만 잘 실천해도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