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태극기 세력’이라고 부른다. 오 후보를 '극우 정치인'으로 몰아 합리적 중도보수 이미지를 벗기기 위해서다.
박영선 캠프에 합류한 한 민주당 의원은 4·7 재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 시작일을 하루 앞둔 24일 한국일보에 “중도보수 이미지로 포장한 오 후보를 공략하기 위한 맞춤형 전략을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의 중도 소구력을 묶어두면서 박 후보가 중원에 터를 잡으려는 전략이다.
민주당과 박 후보는 바로 '행동'을 시작했다. 박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 후보는 태극기 부대 전광훈 목사와 함께 지난해 코로나19 광복절 집회를 강행, 소상공인 매출이 잘 회복되려 할 때 찬물을 끼얹은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오 후보가 당선되면 태극기 부대와 전광훈에게 광화문광장을 내주며 소상공인에게 상처를 줄 것”이라고 직격했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역시 오 후보를 가리켜 “그의 합리적 보수 이미지는 국민을 현혹하기 위한 위장일 뿐, 촛불 정신을 부정하고 이명박·박근혜 구출하기에 혈안이 된 태극기 부대와 손잡은 극우 정치인”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 대행은 오 후보가 “전광훈이 주도하는 태극기 집회에 참가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 중증 치매환자, 정신 나간 대통령 등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광기·막말 선동을 했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 본인은 중도를 향해 팔을 뻗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두둔해 성추행 피해자 ‘2차 가해’ 논란을 빚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경고를 보내고 재건축 규제 완화를 시사했다. 정권 주류와 거리를 두더라도, 중도 확장이 당장 급하다는 것이 박 후보의 판단인 셈이다.
임 전 실장은 박 전 시장에 대한 짙은 그리움을 담은 헌사를 23, 24일 공개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성·소수자·젊은층을 등돌리게 하는 악수였다. 이에 박 후보는 냉정하게 선을 그었다. 박 후보는 “임 전 실장이 하고 싶은 말씀이 많이 있을 줄 알지만, 좀 자제해주셨으면 하는 게 제 마음”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23일 한국기자협회 토론회에서 서울 아파트 35층 상한 규정과 강남 재건축 등에 대한 규제 완화 가능성을 밝혔다. '부동산 민심'을 끌어안기 위해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과 다소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한편 박 후보는 24일 국회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만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를 의논했다. 유력 대선주자와 만나는 이벤트로 야권 후보 단일화에 쏠려 있는 여론의 관심을 돌리는 동시에 모든 서울시민에게 1인당 10만 원의 디지털 화폐를 주겠다는 재난지원금 지급 공약도 알리려는 기획 회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