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의 뜰
강맑실 글·그림.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반갑다, 논리야'·'논리야, 놀자'·'고맙다, 논리야' 등 다양한 스테디셀러의 제목을 고안한 편집자 출신의 출판인인 작가가 처음으로 본인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일곱 형제 중 막내로 태어나 온 가족에게 사랑받던 시절로 되돌아가, 아이의 눈으로 본 어릴 적 집의 풍경을 편안하게 써 내려간다. 집은 한 채의 건물이 아닌, 마음 속 깊이 자리한 유년 시절이 응축된 공간으로서 묘사된다. 유년 시절이 그리운 모두에게 소박한 위로를 건넨다. 사계절·288쪽·1만6,000원
◇수학의 모험
이진경 지음. 사칙연산과 몇 가지 아리송한 부호로 정의되는 협소한 수학이 아닌, 근원적 사유의 공간으로서 수학에 집중한다. 작가는 수학을 '사고방식'이자 '삶의 방식'으로 표현하며, 하나의 철학으로 묘사한다. 당연시된 모든 것을 뒤집어버리는 혁명적 사유의 양상이 곧 수학이라는 것이다. 수학사의 장면 장면을 재밌는 시트콤이나 편지 등으로 풀이해, 수학을 유머 가득한 이야기로 그린다. 생각을 말하다·364쪽·2만 원
◇지식의 전진, 바빌론에서 위키까지
잭 린치 지음. 이혜원·윤소영·최대식 옮김. 함무라비 법전에서부터 위키피디아 사전까지, 재미를 보장하는 위대한 저작 50종을 설명한다. 해당 분야의 첫 결과물이나 가장 영향력이 큰 저작들을 다루며, 작가는 새로운 정보기술이 출현할수록 참고정보의 가치는 더 빛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실을 조작하기보다 조직하고, 지식을 전달해야 하는 인간의 의무에 대해 메시지를 던진다. 커뮤니케이션북스·648쪽·2만9,800원
◇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
김태형 지음.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 '풍요중독사회' 등의 저서로 전투적 사회심리학자로서 입지를 다진 작가가 이번에는 '행복'에 주목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추구했던 '행복'이 '가짜행복'이라면 어떨까. 작가는 소확행, 욜로의 유행을 비판한다. 개인의 행불행을 개인의 몫으로 보는 것은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는 주장이다. 이 책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 필요한 진짜 행복론을 제시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행복할 수 있는 사회인지 한 번씩 돌아볼 수 있다. 갈매나무·292쪽·1만6,000원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 죽음을 앞둔 철학자가 의료인류학자와 나눈 말들
미야노 마키코·이소노 마호 지음. 김영현 옮김. 2020 기노쿠니야 인문대상 TOP 10 선정작. 말기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철학자가 의료인류학자와 주고받은 편지를 엮었다. 평생 우연을 탐구한 철학자와 죽음을 확률과 선택의 관점에서 바라봐온 의료인류학자의 만남을 통해 우연의 관점에서 질병을 사유한다. 이 책은 우리가 그동안 질병과 죽음을 대하던 방식에 물음표를 던진다. 죽음이라는 정해진 운명 앞에서도 인간의 삶은 계속 되기에 환자는 인간 자체로 살아가야 함을 일깨운다. 다다서재·284쪽·1만4,000원
◇네 눈동자 안의 지옥: 모성과 광기에 대하여
캐서린 조 지음. 김수민 옮김. '가디언', '라이브러리 저널'이 선정한 2020 올해의 책. 망상과 환각을 동반한 산후정신증을 겪은 작가가 현실을 되찾기 위해 노력한 내용을 솔직하게 담았다. 이 책은 모두가 알아야 하는 여성의 가장 어두운 경험을 녹여낸다. 어느 날 아이의 얼굴에서 악마의 눈을 보았고 '신'의 목소리를 들었던 경험을 생동감 있게 묘사한다. 한국계 미국인인 작가가 낯선 시각으로 바라본 한국 문화는 우리의 관습들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창비·400쪽·1만6,000원
◇농본주의를 말한다
우네 유타카 지음. 김형수 옮김. 미래 사회에서 '새로운 상식'이 될 농본주의적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은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오늘날, 인류가 생명과 더불어 살아가려면 '농본주의'가 필요함을 설명한다. 경제의 중심에 농업이 배치된다는 단순한 차원이 아닌, 자본주의와 근본적으로 다른 세계관으로서 농본주의를 엿볼 수 있다. '농사'가 '농업'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자취를 감춘 감수성의 필요성과 공동체를 지켜나가는 삶의 가치를 되새긴다. 녹색평론사·256쪽·1만1,000원
◇셀 수 없는 성: '두 개의 성'이라는 이분법을 넘어서
티에리 오케 지음. 변진경 옮김. 성의 수를 국한하는 사회에 '새로운 정상'의 기준을 제시한다. 작가는 두 개의 성에 갇혀 있는 사회를 청산할 것을 주장하며, 세상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성이 있다는 논리에 집중한다. 이런저런 성에 속해 있는지 여부보다, 견고히 세워진 정상성의 성벽을 무너뜨리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두 가지 특성 계열에서 벗어난 인간 개체가 '비정상'으로 구분되기보다, 자체로 받아들여지는 사회의 모습을 고민하게 한다. 오월의봄·268쪽·1만7,000원
◇우리의 더 나은 반쪽: 여성의 유전학적 우월성에 대하여
샤론 모알렘 지음. 이규원 옮김. 여성은 남성보다 오래 산다. 여성은 남성보다 발달 장애의 가능성이 낮고, 암을 더 잘 극복한다. 왜일까? 세계적 유전학자인 작가는 이러한 물음에 X염색체를 제시한다. 작가는 XY염색체를 표준으로 삼는 현대의학계를 비판하며, 인류의 더 나은 절반을 인정해야 한다고 꼬집는다. 복잡한 생명과학과 유전학 이야기를 전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가볍게 풀어나간다. 지식의날개·280쪽·1만7,000원
◇경험의 함정
로빈 M. 호가스·엠레 소이야르 지음. 정수영 옮김. 경험은 우리에게 자산일까, 덫일까. 시카고 대학 교수를 역임한 의사결정학 분야 교수와 행동과학 전문가인 두 작가가 만나 발견한 경험의 배신을 설명한다. 급변하는 세상일수록 경험은 고정관념 제조기로 전락할 수 있으며, 경험의 덫에서 빠져나와야 함을 제시한다. 우리가 경험에서 놓친 것은 무엇인지, 경험에서 무시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일깨운다. 사이·324쪽·1만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