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혈전 안전성에 대한 보건 당국의 공식 판단이 나왔는데도 접종을 둘러싼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백신의 안정성은 입증되고 있다며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AZ 백신 접종이 시작된 23일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질병관리청과 유럽 당국의 입장이 같다"면서 "혈전 등 부작용은 코로나19에 걸리면 더 높은 확률로 발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접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손해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에 이어 우리나라 예방접종전문위원회(접종위)까지 전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 생성 간의 연관성이 없다"고 발표함에 따라 혈전 관련 논란은 일단락됐다.
정 교수는 "전체적인 혈전 질환에 있어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굉장히 드문 이상반응의 경우 거의 100만 명당 한 건 정도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의 혈액응고장애 자문단으로 참여한 나상훈 서울대 순환기내과 교수도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나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유럽의약청의 발표를 보면 유럽 인구 10만 명당 1년에 약 한 150명 이상이 혈전증이라는 게 발생하는데 백신을 맞고 나서는 오히려 그 혈전증의 발생이 줄었다"면서 "그래서 인과관계는 없는 걸로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발표에서는 볼 수 없지만 아마도 이런 자세한 조사가 들어가면 각각 환자 한 분 한 분들을 다시 한번 검토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혈전 외 다른 이상반응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인과관계가 밝혀진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정 교수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가 1.4% 이상반응 정도를 보고하고 있다"면서 "이 비율이 크게 차이 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나 교수는 백신 접종에 따른 중증 반응인 아나필락시스의 경우에 대해서도 "사실 새로운 약에서 가장 걱정되는 건 중증 아나필락시스 과민 반응 중 사망을 초래할 정도로 심각한 경우"라며 "그런데 보통 그런 반응은 15~30분 안에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런 경우에도 즉각적인 응급처치를 하면 사망이 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고 밝혔다.
나 교수는 "3일 동안은 독감 주사나 실제 독감이 걸린 것처럼 두통, 근육통, 발열이 백신을 맞고 생길 수 있는데 해열제를 먹으면서 보통 2, 3일이 지나면서 점차 나아진다"면서 "100만 분의 1의 확률로 뇌정맥동혈전증(CVST)이 올 경우 한 번도 느끼지 못한 심한 통증이 두통이 지속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나필락시스 같은 사망이나 혈전증 등 희귀 질환 경우에는 어떤 사람에게 생긴다는 걸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일단 없다"고 했다.
나 교수는 이와 관련해 "백신을 맞을 때 그냥 맞고 바로 집에 가는 것이 아니고 15~30분 정도 현장에 대기를 해야 한다"면서 "그런 대응을 위해 응급 처리를 할 수 있는 약재나 의료진이 접종 장소에 상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