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접종 때는 부담스러웠는데 오늘은 편안하네요. 별로 아프지도 않고요.”
20일 의료인 대상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이 시작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 오전 9시 23분쯤 접종을 마치고 나온 정미경씨는 1차 접종 때 보다 밝은 표정이었다. 그는 “확진자가 400명대로 나오고 있지만, 100명 이하, 아니 0명이 될 때까지 다들 빨리 접종했으면 좋겠다”며 “모두 다 백신 맞으면 변이 바이러스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환자치료병원 종사자에 대한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다음달 초부터 항체 보유자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집단면역에 한발짝 더 다가가게 된다.
이날 2차 접종은 지난달 27일 1차 접종을 맞은 병원 종사자 320명이 예정됐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던 1차 접종 때와 달리 의료진과 접종자들은 한결 가벼운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집단면역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고임석 중앙의료원 진료부원장은 “2차 접종 뒤 항체가 최고치에 도달하는 것은 1~2주 후로, 얼마나 유지되는지가 관건”이라며 “4월말쯤 (항체 조사) 연구결과가 나오면 효과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차 접종 뒤에 15%는 38도 이상 열이 나고, 40%는 전신 이상이 있다는 해외연구결과에 따라 만반의 준비도 했다. 그는 “2차 접종 뒤 합병증이 더 많을 것으로 보여 관찰실 침상을 2배로 늘려서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고 부원장은 “(접종 물량 중) 99% 정도는 7도즈(7회분)가 아무 문제 없이 나왔다”며 “(분량을 늘릴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사기 종류, 그리고 손을 바꿔서 했는데도 1회분을 더 뽑는 데 문제가 없었다”며 “이는 버려지는 물량 없이 접종을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업체들이 개발한 특수한 ‘최소 잔여형 주사기’(Low Dead Space·LDS), 일명 ‘쥐어짜는 주사기’를 활용할 경우 화이자 백신은 1병당 접종 인원을 6명에서 7명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병당 10명에서 11∼12명까지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