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치울게"… 큰딸과 통화한 구미 여아 친모, 시신 옮기려 했다

입력
2021.03.18 17:20
시신유기미수 공범 가능성

경북 구미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의 친모가 경찰 신고 하루 전 아이 시신을 박스에 담아 옮기려다가 그만둔 것으로 18일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친모 석모(48)씨는 지난달 9일 집주인 연락을 받고 큰딸 김모(22)씨가 살던 빌라 3층을 찾았다가 반미라 상태의 여아를 발견했다. 석씨는 김씨에게 전화해 시신을 자신이 치우겠다고 한 뒤 상자에 담아 어디론가 옮기다가 바람소리에 놀라 되돌아와 원래 상태로 놓아뒀다. 이에 따라 앞서 구속된 김씨에 대해서도 시신유기미수 유기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석씨는 경찰 조사에서 “시신을 옮기다가 이상한 소리에 매우 놀랐다”며 “어두운 곳에서 무서워서 시신을 상자에서 꺼내 제자리에 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석씨가 시신을 유기하려고 한 혐의를 인정해 미성년자 약취 및 사체유기 미수 혐의로 입건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숨진 여아의 친부를 확인하기 위해 3년 전 석씨 통화기록을 확인해 빌라 인근 슈퍼와 택배기사까지 포함해 남성 20여명의 유전자(DNA)를 검사했으나 아직 친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사건을 넘겨받아 석씨를 직접 조사했으나, 그는 아이를 낳지 않았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구미= 추종호 기자